정부, 日규제 100대 핵심품목 집중투자…정부지원 수혜株 관심↑
日 백색국가 제외로 단기 불확실성 높아졌지만 정부지원에 실적·주가 기대감↑반도체·디스플레이·방산·로봇·원자력·공작기계·이차전지 등 정부지원 가능성↑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일본의 수출제한 3대 품목을 포함해 주력산업과 차세대 신산업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100개 전략적 핵심품목을 선정, 투자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이후 증권가에서는 지원받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따라 일본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단기 불확실성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면 기업들의 실적 향상은 물론 이에 따른 주가 급등도 기대해볼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방산, 로봇, 원자력, 공작기계, 이차전지 등으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며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일본은 지난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21일 이후인 이달 하순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는 재정·세제·금융 지원을 골자로 하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한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제한 3대 품목을 포함해 주력산업과 차세대 신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개 전략적 핵심품목을 선정,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떤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지 여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일본의 수출 제한 등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상태지만 지원이 본격화될 경우 주가의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TV·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수적인 화학물질인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불소처리를 통해 얇고 안정성 등을 확보한 PI 필름을 뜻하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는 코오롱인더, SKC 등이 거론된다. 빛에 노출됨으로써 약품에 대한 내성이 변화하는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서 대체재 개발로 수혜를 얻을 수 있는 기업은 동진쎄미켐, 금호석유화학 등이 거론된다. 디스플레이 제조시 사용되는 불화수소 관련 수혜주로는 솔브레인, 후성,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정부 지원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예상된다. 이와에도 CDV 증착장비 분야에서 원익IPS, 알루미늄 파우치 분야에서 율촌화학, 비티엘첨단소재, FMM(증착마스크) 분야에서 웨이브일렉트로, Backplate film과 탄소섬유 분야에서 이녹스첨단소재, 효성첨단소재 등이 수혜주로 이름을 올린다. 일본 기업이 독점 또는 과점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소재에 대한 규제 강화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국내 기업을 살펴보면 반도체 EUV포토마스크는 일본의 호야가 100% 독점 공급을 하고 있는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블랭크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 에스엔에스택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Fine Metal Mask를 국내에 100% 공급하고 있는 DNP-히타치메탈을 대신할 기업으로는 FHD급 FMM 개발을 완료한 웨이브일렉트로, 4K 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Invar 가공 기술을 확보한 APS홀딩스 등이 이름을 올린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ITO필름, 카메라모듈 렌즈용수지, 카메라모듈 필터 원재료 등의 분야에서 일본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에 가까운데 옵트론텍, 나노스 등이 구매를 담당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이 밝다. 반도체용 슬러리는 케이씨텍, 실리콘 웨이퍼는 SK실트론, 2차 전지에 사용되는 양극재·음극재 바인더는 한솔케미칼, 중대형 알루미늄 파우치 관련 수혜주로는 율촌화학, BTL첨단소재 등이 정부 지원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한국 소재, 부품 업체들은 국산화 확대라는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성장성이라는 멀티플 확장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포토레지스트의 동진쎄미켐, 에칭가스에서는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 후성 등이 경쟁력이 있다"며 "그동안 국산화에 노력했던 OLED FMM에서도 APS홀딩스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도 블랭크마스크의 에스앤에스텍, 2차 전지 알루미늄 파우치의 율촌화학 등이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별 직접적 영향은 미미하지만 파급효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커 보인다"며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현실화하기 보다는 국산화 등 변화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2011년 동일본 지진 당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일본산 부품 수입 차질을 경험했는데 이후 한국은 관련 부품에 대한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사태도 장기적으로는 한국 제품의 내재화로 인한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