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 드론 공격으로 드러난 사우디 석유시설 취약성
광범위한 경제적 피해 입히기 위해 공군·선진 로켓 필요치 않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석유시설 두곳이 드론에 의해 공격당한 것은 세계 원유 공급의 취약성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지난 14일 사우디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은 드론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됐다. 이들 석유시설의 일일 생산량은 570만 배럴로 사우디 하루 석유 공급량의 절반 가량,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를 담당한다. 예멘 반군들은 자신들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공격 당일 알 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 시설 두 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사우디는 연합군을 꾸려 예멘 내전에 참가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둔 위험컨설턴트 밀레나 로드반은 "드론 사용은 사우디에 광범위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기 위해 공군이나 특별히 앞서나간 로켓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유조선들이 지뢰 공격을 당하는 등 사우디의 석유시설이나 운반선들에 대한 공격은 지난 4개월 동안 6차례 이뤄졌다. 지난 2012년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석유 생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한 취약성이 드러난 사례였다. 로드반은 "사우디의 석유시설은 예멘 반군에게 매력적인 목표"라면서 "석유시장을 뒤흔들고, 투자자들을 겁주고, 방어에 있어 약점을 부각시키길 원하는 이들은 저렴하고 배치하기 쉬운 드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걸프 전역에 걸친 석유 공급선에 대한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왕립은행(RBC) 소속 전략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번 공격으로 생산이 중단된 석유시설들을 가리켜 "사우디 에너지 시스템의 모함(母艦)"이라면서 "이는 아마 우리가 사우디에서 본 최악의 인프라 공격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쿠라이스 유전은 하루에 150만 배럴을 생산하고, 아브카이크 시설은 하루 700만 배럴의 원유를 아라비안 엑스트라 라이트와 같은 특정 등급으로 처리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