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두산베어스 통합우승…'투지·끈기'의 역전 드라마
KBO 사상 첫 정규시즌 마지막날 1위팀 추월 '역전 우승'린드블럼·이영하·박세혁·오재일 등 기적의 승부사KS 1·2차전 9회말 '승부'…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제패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준 전무후무한 역전쇼,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두산이 왜 강팀인지 증명한 대목이다. 두산은 11월 2일부터 마무리 훈련을 한 후 전지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을 준비에 돌입했다. 두산은 이제 2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9경기차 대역전극 강력한 우승 후보 SK 와이번스는 시즌 중반부터 후반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두산의 역전 우승은 이론상 가능할 뿐, SK 전력을 감안했을 때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초 주전포수 양의지의 이탈로 전력 약화는 뻔해보였다. 두산이 중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두산은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 3위였다. 반면, SK는 전반기 최다승(64승)을 기록을 작성했다. 시즌 후반 두산은 2위 수성도 불안해 보였다. 3위 키움 히어로즈는 호시탐탐 2위 자리를 노렸다. 그러나 두산은 안정된 투타를 바탕으로 SK와의 격차를 조금씩 줄였다. 그러나 SK는 경기 후반 타선이 침묵해 연패를 당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다. 두산은 9월 1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이기면서 상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결국 두산은 시즌 최종일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88승1무55패를 기록해 SK(88승1무55패)를 밀어내고 우승을 확정했다. 동률을 기록했지만, 시즌 상대전적에서 앞선 두산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지막날 2위 팀이 1위 팀을 추월해 우승한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에서 다른 팀들이 혼전을 벌이는 동안 두산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컨디션 조율에 만전을 기했다. 누가 올라오든 자신 있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상대는 키움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키움은 만한한 전력의 상대가 아니었다. 타선의 집중력도 대단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막강한 불펜진은 두산보다 강해 보였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당황하지 않았다. "불펜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선발이 약하다는 증거다. 선발을 일찍 무너뜨린다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계산은 적중했다. 두산은 시리즈 내내 불펜 싸움에서 이겼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4로 앞서가다가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말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적시타로 짜릿한 승리를 일궈냈다. 키움 마무리 오주원을 무너뜨려 얻어낸 결과였다. 2차전에서도 후반에 승부가 갈렸다. 두산은 3-5로 패색이 짙은 9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이번엔 오주원과 한현희를 차례로 무너뜨려 승기를 잡았다. 3차전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둔 두산은 4차전에서 9회말 실책으로 통한의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10회 제이크 브리검과 오주원을 공략해 결승점을 올렸다.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잉렸다.
조쉬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밀려 투수 4관왕에 실패했지만, 다승(20승), 탈산진(189개), 승률(0.870) 부문에서 1위에 등극했다. 린드블럼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토종 선발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영하(16승4패 평균자책점 3.66)와 유희관(11승8패 평균자책점 3.25)은 27승을 합작했다. 특히, 이영하는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 윤명준(6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63)과 함덕주(2승 5패 16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46)를 필두로 한 불펜진도 고군분투했다. 새로 마무리를 맡은 이형범 역시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으로 맹활약했다. 호세 페르난데스(타율 0.344, 15홈런 88타점 87득점)는 시즌 내내 정교한 타격 실력과 함께 장타력을 뽐냈다. 박건우(타율 0.319, 10홈런 64타점 83득점) 역시 두산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대다. 역시 간판포수 양의지의 이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김태형 감독이 사실상 시즌 MVP를 박세혁으로 꼽을 정도였고, 박세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MVP급 활약을 펼쳤다. 오재일은 올해 타율 0.293, 21홈런 10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끝내기 적시타, 4차전에서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 최강의 팀으로 만든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KBO 역대 감독 최고액(3년 총액 28억원)에 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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