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주택자 1년 새 7만명 늘었다…부동산 양극화 심화
지난해 다주택자 220만명 육박…전년보다 7만3천명 ↑통계청, 2018 주택소유통계 결과…'빈익빈 부익부' 뚜렷부동산 부자 10% 평균 집값 10억 육박…하위 10% 38배유주택자 늘고 무주택자 감소…실거주 목적 구입 증가30대 비중 27.1% 가장 높아…30세 미만은 7.4%에 그쳐
[세종=뉴시스]오종택 박영주 장서우 기자 = 작년 한 해 동안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7만3000명 늘어나 220만명에 육박하는 동안 있던 집이 없는 사람은 44만1000명 늘었다. 부동산 부자 상위 10%가 보유한 주택자산은 1년 새 1억원 가까이 뛰었지만 하위 10%는 고작 100만원 오르는데 그치는 등 부동산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전국에 '내 집'을 가진 사람은 1401만1000명으로 1년 전인 1367만명보다 34만명(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 한 채만 소유한 사람은 1181만8000명(84.4%)로 1년 전(1155만1000명)보다 2.3% 증가했다. 2주택 이상인 다주택자는 211만9000명에서 219만2000명(15.6%)으로 1년 전보다 7만3000명(3.4%) 늘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에도 다주택자는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다주택자 증가 폭은 2017년 7.0%에서 지난해 3.4%에 그치면서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전체 주택 보유자 중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년 연속 늘었다. 이미 집을 보유하고도 추가로 집을 사는 사람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가구별 주택 소유 현황을 살펴봐도 주택 1건만 소유한 가구는 지난해 1123만4000가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지만 다주택 가구는 308만1000가구로 전년보다 2.4%(7만1000가구)나 늘어 증가폭이 더 컸다. 지난해 무주택 가구는 874만5000가구로 집계되면서 전년보다 7만 가구 넘게 증가했지만 이미 집을 보유하고도 추가로 집을 사는 가구도 7만 가구나 돼 부동산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주택자산 가액 기준 10분위 현황을 보면 상위 10% 주택가격 상승폭과 상승액은 하위 10%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위 10%의 평균 주택자산 가액(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 기준)은 9억7700만원, 하위 10%는 2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와 하위 10% 배율은 37.57배로 전년도 35.24배보다 증가했다. 특히 상위 10%의 평균 주택자산 가액이 2017년 8억8100만원에서 지난해 9억7700만원으로 1억원(96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하위 10%는 2017년 2500만원에서 지난해 2600만원으로 고작 1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부동산 부자 상위 10%의 평균 주택자산은 1년새 10% 가까운 9.8%가 뛰었지만 하위 10%는 3.8% 상승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소유주택 수도 상위 10%는 2.59호로, 하위 10% 0.96호와 3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상위 10%의 평균 주택면적(다주택이면 소유주택 면적 평균)은 123.0㎡로 하위 10% 62.2㎡의 두 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에도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주택 시장에서의 투기 수요를 통제하기 위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세(稅)테크를 위해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한 사람도 늘었다. 1년 전 대비 무주택자에서 주택 소유자가 된 사람은 85만8000명이었다. 이 중 주택을 1건 취득한 사람이 82만3000명으로 대부분(95.9%)을 차지했다. 이 비율은 1년 전(94.4%)보다 소폭 올랐다. 나머지 3만5000명(4.1%)이 2건 이상의 주택을 취득한 경우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똘똘한 한 채' 광풍이 일면서 실거주 목적으로 집 한 채를 마련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17~2018년 사이 8·2 부동산 대책을 펼치며 집값 과열을 잡는 데 나섰지만,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집 한 채를 갖고 있다 2건 이상으로 늘린 사람은 30만1000명이다. 2건으로 늘린 경우가 28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건이 1만3000명, 4건이 2000명, 5건 이상이 4000명이었다. 반면 주택을 갖고 있다가 팔고 무주택자가 된 경우는 44만1000명으로, 1년 전(53만6000명)보다 줄었다. 집을 2채 이상 소유하다 모두 처분한 사람 역시 전년(2만7000명)보다 감소한 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 소유한 주택 건수가 늘어난 사람은 총 124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1건 증가한 사람이 117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2건(4만9000명), 5건 이상(9300명), 3건(7200명), 4건(26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나눠 보면 가정을 꾸릴 시기에 놓인 30~39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7.1%(33만7000명)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40~49세(33만6000명·27.0%), 50~59세(27만3000명·22.0%), 60~69세(13만7000명·11.0%) 등이 이었다. 30세 미만은 9만2000명(7.4%)에 불과했다. 30~40대와 달리 50~70대는 주택을 2건 이상 늘린 경우가 많았다. 50대와 60대가 모두 6.6%였고 70대도 6.2%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30대에서 4.4%, 40대에서 5.9%로 비교적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4.3%)에서 주택 소유 건수 증가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2.8%)와 광주(2.8%), 충남(2.7%), 인천(2.6%), 제주(2.6%), 경북(2.5%) 등에서 수치가 높았다. 인구 이동이 활발한 세종에선 소유하던 주택을 판 사람도 2.4%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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