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다문화·탈북민·고교생…돌발 질문 쏟아진 '국민 대화'
오후 8시부터 9시 57분까지 약 120분 동안 이어져'민식이 엄마'가 첫 발언자…사연에 文 눈시울 붉혀워킹맘 '내 집 마련' 토로에 일용직 노동자 고충도
평양에 치킨 1호점을 냈다가 남북 관계 경색으로 망하게 된 치킨집 사장님부터 워킹맘, 외국인, 군 입대를 걱정하는 고등학생, 탈북 이주민에 이르기까지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패널들의 구성은 다양했다. '국민과의 대화'는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 57분까지 약 120분 동안 이어졌고, 총 20개의 질문(오프라인 17개, 온라인 3개)이 나왔다. 사전 시나리오 없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격의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패널은 스쿨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였다. 문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 고(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씨는 시종 울먹이며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하나의 법도 통과되지 못한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공약하셨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2019년에는 꼭 이뤄지기를 약속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다문화 가정을 비롯한 소수 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쳐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다문화 학교 교사, 다문화 가정 부부 등은 문 대통령에게 다문화 가정을 위한 실질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인 부인을 둔 외국인 남편도 질문자로 나섰다. 한국어로 문 대통령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자, 문 대통령 역시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감탄하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군 복무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패널 중에는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원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강원에서 올라온 한 고등학생은 "적어도 제가 군대가기 전까지 모병제가 도입될 수 있느냐"라며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에 사회자 배철수 씨가 "대통령께서 답하시기 곤란하실 것 같은데 임기 내에는 안 될 것 같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바로 "아무래도 본인은 혜택을 못볼 것 같다"고 맞받아쳐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대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자 문 대통령도 더운 듯 재킷을 벗었다. 또 국민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며 일일이 메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은 질문할 기회를 받기 위해 손을 번쩍 들며 내내 열띤 경쟁을 벌였다. 남북 관계 경색 속 피해를 입은 참석자도 있었다. 한 기업인은 "개성공단 기업에 대해한 손실 전액을 정부에서 보상해줘야 한다고 후보 시절에 말하셨다"며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10년째 망해서 아무것도 없는데, 피해보상이나 실태조사와 전수조사 한 번도 없었다"며 "억울한 사정 들어주시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굉장히 많다"고 호소했다. 탈북민 정착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탈북민은 "탈북민들은 고향에 갈 수 없고, 나 홀로 남한에서 살면서 많이 어렵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MBC로부터 전달 받은 1만6000개의 국민 의견과 질문 전체에 대해선 적절한 형식을 통해 추후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