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라이프②]콘텐츠에서 시작해 삶 전반으로
경험치와 만족감 높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미국, 2020년 구독경제 615조원 성장 예상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책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으며, 접속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최근 그의 말대로 소유가 아닌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구독경제라는 하나의 경제모델도 생겨났다. '스트리밍 라이프'다. 뉴시스는 올해 소비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스트리밍 라이프'에 대해 앞으로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소비 목적은 분명하다. 구매를 통해 경험치를 늘리고 만족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강화하거나 알아 가는데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이러한 특징을 반영해 구체화된 경제모델이 바로 구독경제다. 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이다. 구독경제는 고가의 자동차와 명품 의류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식음료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5300억 달러(615조원)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경제...삶 속으로 구독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월 9500원(베이직)에 영화, 드라마 등을 무제한 시청할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자사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작해 충성고객들을 확보했다. 넷플릭스의 성공모델은 기초적인 생필품부터 식음료, 고가의 자동차까지 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에어퀸 생리대를 독점적으로 선보인 CJ ENM 오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생리대 정기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정기배송 고객에게 6% 할인과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퍼플독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매달 정기배송하고 있다. 특히 AI를 통해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 와인을 매칭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와인을 추천받을 수 있다. 버거킹은 SI플래닛과 함께 커피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월 4900원을 내면 30일간 매일 버거킹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 수 있다. 그림이나 꽃처럼 평소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던 제품들도 정기구독 시대에 합류했다. 오픈갤러리는 월 최저 구독료 3만9000원을 내면 3개월에 한 번씩 그림을 빌려준다. 전문 설치기사와 큐레이터가 직접 찾아와 그림을 설치해주고 그림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핀란드어로 꽃을 뜻하는 꾸까는 한 달에 두 번 계절과 콘셉트에 맞는 꽃을 배송한다. 현대자동차는 월 72만원을 내면 주행거리에 제한 없이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중에서 원하는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현대셀렉션을 운영 중이다. 매월 최대 2회씩 교체해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트리밍 라이프'라는 개념을 소개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책 '트랜드코리아 2020'에서 앞으로 기업은 물건이 아닌 소비자의 삶 전체를 총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유 라이프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면 이후의 관리는 1차적으로 소비자의 몫이었지만, 스트리밍 라이프에서는 소비자가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는 기간 동안 어떠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스트리밍은 기업과 소비자 간의 '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스트리밍에서도 기업과 관계를 맺은 소비자의 삶 전체를 총체적으로 고민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