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2년 연속 0명대…한해 23조 쏟고도 또 뒷걸음
합계출산율 작년 0.98명에서 0.92명으로 감소해OECD 회원국 중 유일한 0명대 합계출산율 오명2006년부터 3차에 걸쳐 180조원 투입 효과 못봐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저출산 정책 마련 필요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2년 연속 0명대에 머물면서 대한민국에서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정부는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해에만 23조원이 넘는 거액을 쏟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30만3100명으로 1년 전(32만6800명)보다 2만3700명(-7.3%)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1년 전(0.98명)보다 0.06명(-5.9%)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여성 1명 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한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으로 1.0명대가 붕괴된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평균 1.65명(2017년 기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0명대 합계출산율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인구자연증가는 1년 전보다 2만 명(-71.7%)이나 줄어 8000명에 불과했다.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다. 정부는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2006년부터 1~3차에 걸쳐 거액의 나랏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아이를 낳기를 꺼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저출산 관련 예산으로 제1차(2006~2010년) 19조7000억원, 제2차(2011~2015년) 61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3차로 2016년부터는 5년간 108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 정부들어서는 3차 예산 규모를 확대 편성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작년 0.92명으로 0.21명이나 고꾸라졌다.
이처럼 매년 수십조원의 예산을 쏟고도 저출산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면서 정부의 대응책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단순 보육이나 기혼여성 위주의 복지에 예산을 쏟기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저출산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기 인구구조 태스크포스(TF)에 이어 올해 2기 TF를 출범하고 현재 저출산 대응을 위한 대책을 발굴 중이다. 2기 TF는 오는 6월까지 운영하고 하반기부터는 논의 결과를 내놓게 된다. 이는 2021∼2025년 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