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바뀐 선거법에 신생정당 대거 출사표…"1석이라도"
예비후보 1000명 허경영당, '결혼 전담 부처' 결혼미래당조국수호당에 조국 "관여 안해", 여성의당 "이부진 1억" 눈길기본소득당·국기태권도당·부동산국민당·페미당·핵나라당 등활동 미미한 경우도…군소 정당 난립 속 득표 가능성 주목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창당 준비단계(34개)를 포함해 무려 70여 개 정당이 국회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1년도 채 안 된 신생 군소정당이다. 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영향이 크다. 바뀐 선거법이 이번 총선에 적용되면서 이전보다 군소정당들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보통 신생 군소정당들은 선거 때 반짝 출현했다 의석을 얻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한 지혜를 모으자는 '거지당'과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쳤던 '폐지당' 등이 나왔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정치 지형이 변화한 21대 총선에선 실제 국회에 입성하는 군소정당이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키워드는 '기본소득', '결혼' 등 피부에 와닿게…화제 몰이도
이번 선거에선 '소득'과 '결혼'을 키워드로 삼은 신생 정당들이 눈에 띈다. 지난 9월 창당된 국가혁명배당금당(혁명배당금당)은 모든 사람들에게 배당금을 주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내 눈을 바라보면 소원이 이뤄진다"며 공중부양과 축지법 등 기행으로 연일 화제가 됐던 허경영 대표가 창당했다. 배당금당은 예비후보를 거대 양당의 2배 수준인 1000명 넘게 내면서 화제가 됐다. 허 대표 목소리가 녹음된 투표 독려 전화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운 당도 있다. 세월호 사태 때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 행진으로 알려진 용혜인씨가 올초 창당한 '기본소득당'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으로 월 60만원을 지급하는 '원 이슈 정당'을 표방한다. 용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개혁정책 연합정당(가칭) 결성에 앞장서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결혼미래당'은 '결혼'에 더 주목한다. 주요 공약으로 ▲결혼·육아 전담 정부부처 신설 및 장관 임명 ▲3000만원 결혼장려금 등을 내세웠다. 이 당은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이웅진 대표가 창당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이슈가 됐다. 미래통합당이 당색으로 '퀀텀핑크'를 쓰겠다고 발표하자 "우리가 먼저 당색으로 핑크를 썼다"고 반발하며 사용 중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국수호당·여성의당 등 기성 정당과 차별성 뚜렷 이 밖에 지향점이 뚜렷한 정당들도 눈에 띈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만든 '조국수호당'이다. 창당이 이슈가 되자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어떠한 창당 작업에도 참여하거나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해명까지 내놨다. 태권도계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국기태권도당'과 자유시장경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부동산국민당', 한국 최초 페미니스트 정당을 꿈꾼다는 '페미당' 등도 있다.
여성을 위한 정당을 표방한 '여성의당'은 트위터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거론하며 "딱 1억원만 돌려주세요. 한국 여성의 미래에 투자하세요"란 게시물을 올려 눈길을 끌었으나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 밖에 '핵나라당'과 '더강한국민당', '억울한당' 등 이름마저 특이한 당도 상당하다. ◇전화 걸었더니 다른 사람이…인터넷 검색 안 되는 곳도 이 같은 군소정당 등장에 기대감과 함께, 단지 홍보성 목적에 불과하다거나 희화화되다 사라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창당준비위원회에 등록된 정당 중에는 창준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찾기 어려운 당도 있다. 선관위에 등록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아예 무관한 사람이 받는 경우도 발견했다. 인터넷에서 이렇다 할 활동 내용이나 정보를 찾기 어려운 곳도 있어 진정성 마저 의심되는 곳도 있다. 과연 이들 군소정당 중 21대 총선에서 살아남아 당당히 의석을 차지할 정당이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