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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쌍용차 매각설…코로나에 완성차업계 또 흔들

등록 2020-06-16 06:14:00   최종수정 2020-06-22 09: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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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힌드라, 쌍용차 매각 의사 내비쳐

외환위기 후 이어지는 불황에 車업체 격동

1998년 현대·기아 합병…현대차그룹 출범

2000년 삼성자동차 프랑스 르노에 넘어가

미국 GM, 2002년 ’대우 사태' 대우차 인수

기술 빼앗기고, 팽 당하고…동네북 된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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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전경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쌍용자동차가 또 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측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손실 만회를 위한 자구책으로 쌍용차 매각 의사를 내비치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인도 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투자 확보를 위해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 3월2일부터 그룹 사장직을 맡을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 역시 "만약 새 투자자가 온다면 자동적으로 우리의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조정 노력의 일환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손실을 유발하는 모든 사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로 위기가 깊어진 상황에서 적자를 내는 쌍용차를 계속 보유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등 해외 사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195억5000만 루피(약 3098억 6700만원)의 연결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위기에서 구했지만 끝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4월엔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거부하고 3년 간 최대 400억원만 지원하겠다고 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어지는 불황과 함께 눈물겨운 지각변동을 겪었다.

1998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기아차는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위기를 겪은 후 1998년 현대차에 매각됐다. 현대차는 2000년 기아차 등을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출범, 자동차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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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부품생산 공장이 잠정 휴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월4일 오후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한편 정부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이 같은 상황을 '비상사태'라고 판단,외교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중국 부품공장 가동을 요청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2000년에는 외환위기 후 1999년 법정관리가 시작된 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에 넘어가 르노삼성으로 거듭났다. 국내 차 업체가 외국 기업에 완전히 넘어간 최초 사례로 기록된다.

2002년에는 대우자동차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인수됐다. 1999년 대우그룹 부도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대우 인수에 간을 보던 GM은 2002년에야 신설법인 설립을 목표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쌍용차는 외환위기 후 지난 20여년 간 가장 격동의 세월을 겪었다. 외환위기로 1998년 대우그룹에 넘겨졌으나 대우그룹 역시 휘청여 결국 채권단에 넘겨지게 됐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2004년 쌍용차를 사들였으나 핵심 기술만 빼앗고 도로 시장에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후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쌍용차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불황으로 또 한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유진투자증권의 자동차산업 2020 하반기 산업전망 등에 따르면 과거 두 차례의 금융위기는 완성차 업체 간 인수·합병, 부품사의 절대 숫자 감소로 이어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산업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산업 구조 개편이 더욱 과감하고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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