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 불벼락' 보류할 듯…노동신문서 투쟁 열기 사라져(종합)
노동신문, 선전매체 등에서 北 주민 반응 사라져전날까지 '삐라'로 격앙된 주민들 목소리 전달선전매체 메인 화면서 대남 비방 글 삭제되기도"보류지만 철회 아냐"…삐라 언제든 살포 가능
북한 총참모부가 계획한 대남 군사행동에 전단 살포가 포함된 만큼 김 위원장의 이번 결정에 따라 북한 주민의 전단 살포 투쟁도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신문 1면에 김 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회의 예비회의가 화상회의로 진행됐으며 회의에서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이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남측이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했다고 비난한 이후 남북관계 총파산을 예고하고 남북 통신망 완전 차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조치를 속전속결로 취했다. 이어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라며 대남 전단 살포 지역 개방 및 군사적 보장을 포함한 군사행동 계획을 중앙군사위에 비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합성 사진과 비방 문구 등이 담긴 전단 제작과정을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전단 위에 담배꽁초 등을 던져놓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1200만장의 대남 전단을 인쇄했고 조만간 풍선 3000여개 등 각종 수단을 통해 살포하겠다면서 "응징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혀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더불어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연일 각계각층의 북한 주민 반응을 소개하면서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날(23일) 노동신문은 "전국도처의 수많은 독자들이 전화를 걸어와 인간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와 보복의지를 터놓았다"며 "그야말로 전화통에 불이 일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롱한 대가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거나 "전연부대가 열리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삐라 불벼락을 안긴다"는 등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서는 대남 비난이나 '삐라'에 대한 언급뿐 아니라 그동안 연일 소개됐던 주민들의 격앙된 투쟁 열기도 종적을 감췄다. 신문은 이날 1면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보도 외에 김 위원장이 단천발전소건설 근로자에게 감사를 보냈다는 내용과 평안남도보건산소공장 준공, 평안북도 새 저수지 건설 등의 내용을 담았다. 나머지 2~6면에서도 오는 10월 예정된 당 창건 75주년을 상기하는 내용의 정론을 비롯해 생산을 독려하는 일상적인 기사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 등으로만 구성했다. 대외 선전매체에서도 반응이 거의 사라졌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북남관계가 파국에로 치닫자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패당이 때를 만난듯이 날치며 동족대결광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한국의 보수정당을 비판했지만 전날까지 있었던 '삐라 투쟁'은 자제된 모습이었다. 우리민족끼리는 보수정당 비난 외에 북한에 쌀 보내기 운동을 벌였던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지만 삐라 살포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 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를 탈출한 탈북민이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 역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남한의 비정규직 노동자단체 등에 대해 단신으로만 전할 뿐 특별한 소식을 싣지 않았다. 특히 선전매체에서는 전날까지 홈페이지 전면에 게재됐던 10여 건의 글들이 삭제되거나 다른 페이지에서 별도로 볼 수 있도록 감춰졌다. '조선의 오늘'의 경우, 전날 북한 주민들이 쓴 '분노의 불길은 계속 타오를 것이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등 메인 화면에 있던 글들이 기사 모음 페이지로 이동하면서 모습을 감췄다. '메아리'도 북한주민 반향 글이 사라졌다. 정부 당국도 북한 선전매체의 기사 삭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보고 현재 동향 파악 및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고 동시에 대남 비방 및 전단 살포와 관련된 격앙된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향후 언제든 다시 행동으로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남 전단과 관련해 실제 행동은 아니지만 준비 징후들은 보였다"며 "지속하고 보여줄 것인지, 그런 징후들도 걷어치울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북한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