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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생존경쟁①]코로나발 경영난 심각…반 년 넘게 비상경영 중

등록 2020-09-15 13:43:00   최종수정 2020-09-21 1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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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부터 고강도 비용절감 돌입했지만

2분기 줄줄이 적자…국내선도 출혈 경쟁

고용지원금 11월 종료…구조조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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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한반도로 북상하며 다수의 국내선 항공편들이 결항 중인 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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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비상경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이미 대부분 업체가 올 상반기부터 반 년 넘게 유·무급휴직, 순환휴직을 실시 중이며 대규모 구조조정,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인 업체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종료를 앞두고 업계 전반에 실직 사태 등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국내 대부분 LCC는 오는 11월까지 일단 시간을 번 상황이다. 앞서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현행 180일에서 240일로 늘리며 '9월 실업대란'은 피했다. 그러나 이미 현금이 고갈된 상황에서 지원금이 끊기는 11월 이후에는 무급휴직 전환, 정리해고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CC들은 이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 증가세를 보인 2월, 3월부터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대부분 업체가 유·무급휴가, 순환휴직, 장기휴가, 희망퇴직 신청 등 고강도 비용절감에 나섰으며, 매각 작업에 실패하고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은 대량 정리해고까지 실시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에 실패 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605명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지난 4월에도 전체 직원 중 25%의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한때 1600여명이었던 직원 수가 현재는 60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료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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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2일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 2020.04.02. [email protected]


LCC에 대한 정부의 추가 지원책도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통해 LCC를 지원하는 '항공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는 등 지난 6월부터 하반기 추가 지원을 논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LCC들은 올 상반기 화물 사업으로 수익성을 지킨 대형항공사(FSC)들과 달리 여객 수요 의존도가 높아 국제선 노선 운항 중단에 따른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FSC들이 2분기 비용절감과 더불어 화물 부문으로 불황형 흑자를 낸 가운데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847억원, 진에어 596억원, 티웨이항공 485억원, 에어부산 5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LCC들의 수익성을 지켜주고 있는 국내선 노선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국제선 노선 대신 국내선 노선 운항에 집중하며 출혈 경쟁도 심각해졌고, 8월 중순부터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선 탑승객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1일부터 9월14일까지 국내 LCC 6곳의 국내선 탑승객은 96만3540명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전인 8월1일부터 8월14일까지의 국내선 탑승객 규모(196만5342명)보다 약 5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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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박미소 기자 =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의 국제선 출발 시간표가 상당 부분 비어있다.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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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LCC '매물'이 늘 것으로 관측되며 인력 구조조정이 늘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뒤를 이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LCC가 분리 매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매각이 불발된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받게 됐는데, 계열사 자금 지원은 제한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 중 에어부산의 경우 김해공항에서 최다 슬롯을 운영하는 등 노선 경쟁력이 뛰어나 별도 분리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에어서울의 경우 LCC 시장 내 순위가 낮고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점 등으로 미뤄 아시아나항공에 흡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분리매각 혹은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한편 LCC들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잇단 유상증자까지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진에어는 기존 1092억원에서 1050억원 규모로 변경해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7월 말 한 차례 유상증자에 실패했지만 최근 규모를 더 키워 720원 규모의 유상증자 재도전에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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