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법정구속]학계 "국가 경제·브랜드 가치 타격 불가피"
"M&A, 투자 기회 시기 놓치면 부정적 영향 커""삼성 사법리스크. 국제사회에 나쁜 신호될 수도"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유죄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횡령액을 86억8000여만원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삼성은 '총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이에 학계 일각에선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물론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너 차원의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결단이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손실이 막대하며,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오너 구속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체계가 단기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인 대처에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부회장이 과거 구속됐을 당시에도 삼성 임원 인사가 2년간 미뤄지고 중요한 투자나 구조조정을 할 수 없었다"며 "과거 반복된 우리나라 재벌 역사처럼 단기적인 영향은 적겠지만 중장기적인 손실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투자, 바이오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인수합병(M&A)이나 기술 투자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시점이 있는데, 이를 놓쳤을 때 국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삼성이 정치적, 사법적 리스크에 시달리며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미래전략실 등 컨트롤타워가 운영되지 않고 있는데, (이 부회장 구속으로) 그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거대 그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또한 "삼성과 경제계에 굉장히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최 교수는 "삼성은 해외에서 한국의 대표 기업이므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고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국내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므로 이번 재판 결과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투자, 마케팅 환경 등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곧 한국의 대기업 경영이 뇌물로 발전해 왔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며 "국제사회에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또한 "이번 선고에 따라 삼성 외 국내 대기업에 대한 감시의 시선은 더 세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