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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정주영부터 윤석열까지…정치 실험대 '제3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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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1 09:00:00  |  수정 2021-04-19 09:00:40
김종인, 윤석열 '제3지대'서 세력 규합 시사
제3지대 정치인들, 결국 3위에 그친 성적
"실질적 양당제 고착…정치구조 개편부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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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은은하던 군불에 화력이 더해졌다. 윤석열 전 총장의 정계 등판 이야기다. 윤 전 총장의 야권 '길잡이'로 꼽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메시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자기 정치활동 영역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며 "자기 주변을 제대로 구성해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제3정당으로 시작해 프랑스 정권을 잡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여러 차례 입에 올리며 자신의 목표점으로 제시했다. 과연 김 전 총장의 '한국판 마크롱' 구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정주영·정몽주·안철수…양당체제 벽 못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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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8. photo@newsis.com
인물·정책·바람, 여의도에서 꼽는 정치의 3요소다. 거대 양당의 혐오감을 해소할 '새 인물'이 내놓은 '정책'에 유권자들의 '바람'이 부는 순간 제3지대는 형성된다.

고건 전 총리,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양당 정치의 싫증이 고조되는 순간마다 제3지대에서 사람이 등장했다. 그러나 실제 대선 레이스까지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은 인물은 정주영, 정몽준, 안철수 등 매우 소수에 그친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였던 정주영 통일국민당 대표최고위원은 한국 정계에 등장한 최초의 제3지대 정치인이었다. 그는 1992년 1월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물론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도 자신이 5억~100억원의 정치자금을 상납했다고 폭로한 뒤 '통일국민당'을 창당했다. 정경유착을 끊어낼 깨끗한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그의 정당은 같은해 3월 열린 총선에서 31석을 확보하며 원내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9개월 후인 1992년 12월 대선에서 그는 16.3%를 득표하며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후보(42%),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33.8%)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정 전 위원은 이후 정계에서 은퇴하며 짧은 정치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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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지난 2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초청 강연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부회장이던 그는 200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선거 한 달 전인 11월 '국민통합21'을 창당하며 기세를 이어갔으나 결국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에서 패배하며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2021.04.09.
10년 후인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정주영의 아들인 무소속 정몽준 국회의원이 제3지대의 인물로 등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부회장이던 정 의원은 200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자 전 의원의 입지도 공고해졌다.

정 의원은 대선 선거 한 달 전인 11월 '국민통합21'을 창당하며 기세를 이어갔으나 결국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에서 패배하며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 보수당 진영에서 활약했다.

이후 정계에서 가장 큰 돌풍을 만든 건 안철수다. 벤처기업가 출신 청년멘토로 등장한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후보에 '아름다운 양보'를 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러나 이듬해 제18대 대선에서 그는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또 다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양보를 하며 집권의 기회를 흘려보냈다.

이후 정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다. 국민의당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8석을 확보하며 국회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안 대표는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21.4%를 득표하며 3위, 2018년 서울시장선거에서 19.55%의 지지율을 얻으며 또 다시 3위에 그쳤다.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그는 야권 단일화에서 패배하며 선거 전 공식 사퇴하게 됐다.

한국서 '제3지대' 대통령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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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AP/뉴시스] 지난 2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기자들과 대화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 마크롱 대통령처럼 거대 양당와 다른, 진정한 제3지대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1.04.09
거대 양당에 대한 거부감으로 등장한 제3지대 인물들은 결국 거대 양당의 지지율에 밀려 소멸하고 말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앞으로도 제3지대에서 권력을 잡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사실상 양당제가 돼 버렸다"며 "모든 언론, 지식인도 양당 만을 대변하고 있어 제3지대는 누구도 대변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20대 국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제3지대를 구성했던 국민의당의 실패를 거론하며 "한때는 국민의당에서 다당제를 주장하던 안 대표 역시 현재 제1야당과 손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선거제도 역시 제3지대 정치인을 배출하는 데 장애물이다. 한 지역에 한 사람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는 유의미한 득표를 거둔 정당의 국회 진입에 장벽이 되고 있다. 박 평론가는 "예를 들어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상당한 표를 얻은 '여성의당'같은 곳이 성장할 기회가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대 양당 외의 군소정당도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정치구조가 선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크롱 대통령처럼 거대 양당과 다른, 진정한 제3지대의 메시지를 낼 인물도 필요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이 거대 양당에 매번 실망하면서도 제3지대에 표를 주지 않는 이유는 인물과 실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 평론가는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제3지대라는 표현은 상징적인 수사일 뿐 국민의힘과 단일화 등을 통해 통합 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한 제3지대 인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정치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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