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숯덩이·반짝 숫자가 전하는 것들...'재난과 치유'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8월1일까지이배·리암 길릭·서도호·오원배·이영주 등국내외 35명 참여…회화 설치 60점 전시
코로나19로 인한 전 지구적인 재난 상황속에서도 미술관이 끊임없이 전시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2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막한 '재난과 치유'전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찰과 위로, 치유와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일상에서 국내·외 작가 35명이 개인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예술가들의 관점에서 살펴본 전시다.설치 회화등 60여 점이 소개됐다. ‘감염의 징후와 증상’, ‘집콕, 홀로 같이 살기’, ‘숫자와 거리’, ‘여기의 밖, 그 곳의 안’, ‘유보된 일상, 막간에서 사유하기’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선보인다. 프란시스 알리스, 리암 길릭, 서도호, 이배, 오원배, 써니킴, 최태윤 등은 코로나를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이며 에이샤-리사 아틸라, 노은님, 아니카 이, 질리언 웨어링, 미야지마 타츠오, 이영주, 칸디다 회퍼 등이 참여했다.
감염병은 오늘날 인류는 문명의 질주라는 결과가 팬데믹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음을 깨닫게 한다.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모두가 연결될 수 있으며 서로간의 직간접적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려준다. ‘일일확진자, 격리해제, 사망자, 국내현황, 세계현황, 거리두기단계’와 같이 감염병의 진행상황을 지시하는 숫자와 정보들은 그날의 상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었다.비대면의 삶은 물리적·시간적 공간의 경계와 간극을 흐리게 하고 일상의 공간을 다르게 사유하게 한다. 이 유보된 일상에서 우리는 인간 이외의 삶이 공존하는 이 지구에 긴 시간동안 가해온 행위를 되돌아보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재난의 상황에서 미술관의 역할 변화와 대안적인 전시 방식을 모색하는 위성프로젝트에서는 재난 시기 현대미술의 가치와 생산 조건이 무엇인지 젊은 기획자 3인의 프로젝트를 통해 살펴본다. 2020년 미술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례없는 휴관을 거듭했다. 위성프로젝트는 미술관의 일반적 기능과 작동이 멈춘 상황에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설계하고 관람 방식의 관습과 고정관념,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남선우가 기획한 '고쳐 쓰는 관습들'은 전시장 읽기(혹은 듣기) 오디오가이드와 전시공간으로부터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는 향, 촉각적 전시 관람 도구를 이용하여 당연하게 여겨지던 미술관 관람의 관습들에 도전한다. 권태현은 온라인 스트리밍 영상 프로젝트 '영구소장'을 통해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인류 문명의 상징적 기관인 미술관의 기능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김신재 기획의 '반향하는 동사들'은 재난이 만들어낸 불편함이 무너뜨린 장애와 비장애, 정상과 비정상성의 경계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영상과 사운드 작업들을 선보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난국 속에 예술로 사회적 소통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 삶의 변화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지금의 시대를 담아낸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1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