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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원자재값 오르는데… 완성차업계 수익성 급감 고심

등록 2021-06-01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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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반도체칩, 철강 등 원자재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완성차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로부터 t당 5만원 가량 인상된 가격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받기로 했다. 인상 가격은 4월에 공급된 물량에도 소급 적용된다.

철강사들은 당초 t당 8만원 수준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자동차업계가 최근 반도체 품귀로 심각한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 인상폭 5만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오른 것은 2017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국제 철강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강판 가격 인상으로 인한 현대차·기아의 생산 원가 부담은 약 2000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의 경우 국내 생산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중국의 철강가격 상승, 일본의 생산축소로 인한 수입산 철강재 공급 감소로 수급 불안이 이어져왔다.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현물 가격은 1년 전 90달러대였지만, 지난 12일 기준 t당 237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 등으로 가격이 조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t당 190달러를 웃도는 상황이다.

철강의 원료인 철광석은 호주와 브라질에서 주로 생산되며, 이들 2개 국가가 전 세계 수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철광석을 수출해온 브라질의 생산량이 2015년 11월 철광산 사마르코댐 붕괴 사건 이후로 급감했고 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이 더욱 줄었다. 호주와 브라질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철광석을 수출하던 인도 역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눌려있던 소비가 폭발하며 철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철강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칩 수급차질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가격도 급등했고, 해상 운송 수요 급증으로 운임이 오른 것 역시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소다.

완성차업계는 오른 가격보다 부품 품귀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10~15일 (현지시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25~29일 닷새간 공장가동을 중단했고, 현대차 아산공장도 반도체 부품 수급차질로 지난달 24~26일 가동을 중단했다. 기아 미국 조지아공장 역시 반도체 부품 품귀로 지난달 27~28일 멈춰섰고, 기아 소하리2 공장은 지난달 17∼18일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수익성에 부담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이를 차량 가격에 반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원자재 가격 등은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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