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의 재발견③]전문가들 "실거주냐 투자냐…철저히 구분해야"
치솟은 아파트값…빌라 매수로 눈 돌린 실수요자들가격 진입장벽 낮지만 환금성 떨어진다는 게 단점민간 재개발 활성화?…생각보다 더뎌질 수 있어 유의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아파트 값이 크게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입이 떠오르고 있다. 민간 재개발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 수요도 유입되는 모양새다. 빌라는 전통적으로 가격 변동이 적고 자산 가치가 낮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교통과 입지가 편리한 곳, 역세권 등이라면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만큼 구입 목적에 따라 신중하게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저렴히 내 집 장만…팔기 어렵다는 게 문제 최근 서울의 노원·도봉·강북구 등 비교적 가격대가 낮아 젊은 층 실수요자들이 노려볼 만한 지역들도 상승세가 가팔라진 점이 빌라 매수가 늘어난 직접적 원인이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아파트 공급이 많지도 않고 가격이 비싸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인데, 다소 과열된 양상은 있다"며 "역세권이고 입지가 좋다면 빌라도 가격이 오르지만 주차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반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후 후폭풍으로 빌라 매입이 이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최근에는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 해 자식 이름으로 매수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일종의 묻어두기 투자"라고 진단했다. 그는 "빌라도 사서 차익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빌라는 환금성이 떨어져 나중에 (팔고 싶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에 비해 환가성이 떨어지고 자본수익도 한계가 있지만 아파트값이 워낙 올랐고, 전세금도 상승하는 추세라 대체주택으로서 빌라 매수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빌라는 세대 수가 적어 표준화가 어렵다. 아파트처럼 자산 가치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봤다. 변수 많은 정비사업…투자는 신중히 빌라를 구입할 때는 목적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함 랩장은 "정비사업을 염두에 두고 차익을 실현할 목적에서 뛰어들었을 때는 조합설립이 됐는지 등 사업 진행 속도를 보고 들어가는 게 맞다"며 "실거주한다면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방범 관련 시설들은 잘 갖춰져 있는지, 주차 문제는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후 서울시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완화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원순 전 시장이 뉴타운을 적극적으로 해제한 것과는 반대의 방향이다. 이에 향후 정비사업 가능성을 보고 빌라 매수를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권 팀장은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투자자가 몰리고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이 변수"라며 "예전에도 (정비사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오랫동안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세대 수가 많은 아파트가 선호도가 높은 주거 형태이지만, 빌라가 아예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대 수가 적다는 게 장점으로 적용할 수 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빌라는 세대 수가 적기에 주민들끼리 의견만 잘 맞으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쉽게 추진할 수 있어 대지지분을 보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