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디지털 혁신 2色…몸 키우는 신세계, 속 다지는 롯데

등록 2021.08.01 05: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용진 "이기는 한 해 만들자" 이후 '광폭 M&A'
이커머스 조직 개편, 백화점 현장 챙기는 신동빈

associate_pic

[인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SSG 랜더스 경기를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1.04.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오프라인 유통의 두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의 디지털 혁신 행보가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5조원을 쏟아붓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적 재구성과 오프라인 강화로 조용한 내실 다지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이베이·스벅 사고 본사까지 매각
M&A를 보면 정 부회장은 올해 광폭 행보를 보인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롯데가 손을 뗀 G마켓·옥션 운영사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4400억원을 들였다. 2006년 월마트코리아 인수(약 7400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빅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마트는 앞서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000억원에 인수했고, 3월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했다. SSG닷컴은 4월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을 2700억원에 사들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중심으로 온라인 부문을 키우는 행보로 해석됐다. 여기에 지난달 말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17.5%를 사들이는 데 약 4743억원을 더 썼다.

디지털 부문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자산 재배치'도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2019년 11개 점포를 매각 후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자문사 CBRE를 통해 국내 주요 건설사와 시행사에 안내서를 배포하는 등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 사옥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이마트가 지난달 30일 본사 매각은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지만, 업계에선 그간의 M&A를 위한 실탄 마련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마트 내 온라인 부문 비중이 50%에 달하게 된다.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유료 고객도 얻을 수 있다. G마켓과 옥션은 각각 국내 오픈마켓 1, 2위 업체다. 입점 업체만 30만 개, 취급 상품만 2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련된 IT 인력을 흡수하는 것도 역량 강화에 보탬이 된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시너지를 거두고, 온라인을 살리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 그렇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가 올해 M&A에 쓴 돈만 이미 5조원에 육박한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8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010년 20%에서 2019년 5.7%로 하락세다.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 결정 기준"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인적통합·백화점 부문 재정비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에 열린 계열사 전체 임원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주요 임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롯데의 행보는 '내실 다지기'로 요약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 사업부 내 온라인 담당 인력을 롯데온(ON)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8월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융합과 디지털 전환 등 혁신에 나서기 위해서다.

롯데온은 국내 최초 인터넷 쇼핑몰(롯데닷컴, 1996년 출범) 후신이다. 그러나 오히려 후발주자들에게 추월당한 지 오래다. 게다가 올해 1분기 290억원 영업손실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150억원)보다 실적이 악화했다. 지난해 거래액 규모(7조6000억원)는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에 한참 뒤진다. 롯데온은 지난 4월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거래액 규모도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온이 경쟁사 신세계의 SSG닷컴처럼 분리 후 역량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 계열 분리는 검토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롯데쇼핑이 가진 오프라인 부문과 롯데온이 어떤 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부인했다.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할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 롯데온을 분사해야 한다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역량 강화에 나선다. 올해 1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롯데온은 적자를 냈으나 백화점 부문이 영업이익 1030억원을 달성해 선방할 수 있었다.

7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가 찾아왔지만, 소비심리가 회복하면 급속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쇼핑은 서둘러 이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강남점 MD 리뉴얼을 위한 별도 TF를 4명 규모로 꾸몄다. TF는 강남점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한 방향부터 설정해 대규모 새판 짜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시에 20일 출점하는 동탄점도 승부수 중 하나다. 7년 만의 신규 출점으로 영업 면적 9만3958㎡(2만8400평),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다.

신 회장도 최근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을 직접 돌아보면서 현장을 챙기고 있다.

다만 롯데가 M&A나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강희태 유통BU장은 6월 이베이코리아 인수 무산 이후 직원들에게 "그로서리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하겠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는 메시지를 냈다.

롯데는 2019년부터 '자산 유동화'를 통해 롯데쇼핑에서 약 3조4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유통학회장을 지낸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장은 "이베이 인수로 신세계는 온라인 시장에서 단숨에 2위에 올라섰을 뿐만 아니라 신선식품의 강점이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어 쿠팡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며 "향후 쿠팡은 오프라인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프라인 강자 롯데는 어떤 형태로든 온라인 쇼핑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