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장동에 '휘청' 이재명, 본선 경쟁력에 대세론 수성
2017년 경선서 21.2% 그친 이재명…친문 일부 흡수하며 본선 직행박빙 대선 앞두고 본선 경쟁력으로 표 흡수…진보 선명성도 한몫3차 국민·일반당원 참패에서 드러난 여전한 '비토 정서' 극복 과제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 순회경선 뒤 발표된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 발표에서 총 유효투표수 143만1593표(무효표 2만8399표 제외) 가운데 71만9905표를 가져가며 50.29%의 누적득표율을 기록, 과반에 성공했다. 4년 전인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57%의 압도적 지지 속에 본선으로 보내준 민주당의 표심이 이번에는 이 후보에게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당시 이 후보는 21.2% 득표에 그치며 문 대통령은 물론 안희정 전 충남지사(21.5%)의 벽도 넘지 못했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쌓인 앙금으로 당내 주류인 친문(親文·친문재인) 지지층은 이 후보에게 극도의 거부감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친문이 중심인 민주당에서 이번에는 이 후보가 과반 승리를 거둔 것을 놓고 친문 표심 품기에 일정 부분 성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 후보는 조직투표 경향이 일부 작용하는 대의원·권리당원 중심의 지역순회 경선 11차례 가운데 단 한 차례(광주·전남 순회경선)를 제외하고 모두 과반 압승을 거뒀다. 세 차례의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3차를 제외한 1·2차에서 과반 승리를 챙겼다. 이 후보가 자신의 기존 지지층인 비문(非文·비문재인) 지지층에 더해 일부 친문 표심까지 끌어오지 않았다면 나오기 어려운 성적표다. 한때 그의 출당까지 요구했던 친문 지지층 가운데 일부가 이 지사로 마음을 돌린 것은 본선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을 처음으로 추월한 후 굳건히 여권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지키며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정권 재창출의 필승카드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특히 높아진 정권 교체 열망으로 이번 대선이 1~2%포인트 차의 박빙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금이라도 지지율이 높은 이 후보 쪽으로 민주당의 표심이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이 후보를 겨냥한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대선정국의 핵으로 부상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바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 교체는 절대 안된다는 측면에서 친문 지지층에서 전략적 선택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계파보다는 본선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계산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해찬계 친문 의원들을 비롯해 초재선 친문 강경파 '처럼회' 등 민주당 내 친문 현역의원들이 이재명 캠프에 다수 합류하면서 친문 지지층의 비토 정서를 누그러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특유의 사이다 화법과 보수 정치세력을 향한 매서운 비판, '흙수저' 출신 인생 스토리와 노동·인권 변호사 경력, 기본소득을 비롯한 '기본 공약' 시리즈 등이 진보·개혁 선명성을 키우면서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경선은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의 대결이었는데 이 전 대표의 정체성이 민주당의 가치나 철학, 비전과 안맞는 부분이 있다는 정서가 친문 지지층 일각에서 있었다"며 "이런 점에서 이 후보의 개혁·진보 성향이 민주당 핵심지지층의 마음을 잘 흔들었고 본선경쟁력 측면에서도 이 지사가 잘 어필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총 24만8880명 투표)에서 이 후보가 28.30%(7만441표)의 득표율에 그친 반면 이 전 대표는 62.37%(15만5220표)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친문 표심이 여전히 이 후보에게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 전 대표 측에서 경선을 중도포기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 득표를 당에서 무효표로 처리함에 따라 이 후보의 과반 득표가 가능했다는 점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며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향후 친문 지지층을 어떻게 보듬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 소장은 "친문 중 적지 않은 수가 이 후보 지지로 넘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재명 비토층이 있지 않나. 이 전 대표를 지지한 35% 안팎의 민주당 지지층과 화합적 결합을 통해 본선에서 시너지를 내려면 친문이지만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지지층을 대거 흡수해야 한다"며 "본선에서 (문재인 정부와) 무질서하게 차별화하다가는 친문 지지층 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으니 포용과 확장을 동시에 꾀하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