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④]기준금리 3~4차례 더 오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4차례 더 올려 현재의 연 0.75%에서 1.50%에서 최대 1.75%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선 다음달 25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 시장 등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금융불균형' 문제가 불거졌는데, 한국은행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그동안 '금융불균형'과 '물가' 문제 등을 거론하며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경기의 회복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저희가 보는 경기 흐름 예상에 따르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금통위 의결문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 '점진적' 표현 대신 '적절히'로 변경됐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음달부터 두 차례 연달아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1.25%에서 0.75%로 내리고, 두 달 뒤인 5월에는 0.5%까지 낮추는 등 0.75%포인트를 인하했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0.5%포인트 추가로 인상해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물가도 심상치 않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5% 올라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고, 원달러환율도 치솟고 있어 10월 물가가 3%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게 되면 2012년 2월(3.0%) 이후 9년 8개월 만에 '3% 물가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물가 안정을 목표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미국 연방정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내년 말 기준금리 인상도 앞두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병목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 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인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은 앞서 고용사정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의 평균 잠재성장률을 2%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한은이 2019년 내놓은 잠재성장률 추정치(2.5∼2.6%)보다 0.5∼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음달부터 내년 말까지 3차례 더 올려 1.5%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통방문구의 '점진적'이 '적절히'로 바뀐것에 대한 한은 총재의 발언이 '연속 인상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내년 1분기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다음달에 이어 내년 1분기 잇따라 금리인상이 단행된 후 4분기 한 차례 더 인상하는 등 내년 말까지 1.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임기와 상관없이 정상화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밝힌 만큼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에 이어 내년 1분기, 3분기 등 두 차례 인상해 1.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11월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 되고 있고, 내년에는 위드코로나로 경기 여건이 좋아지면서 1분기, 3분기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까지 2~3차례 더 인상해 1.25~1.5%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올해 11월은 인상이 확실한 거 같고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릴 수도 있다고 시사한 만큼 내년 1월에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본격화 되는 내년 4분기에도 올릴 것으로 보여 최대 1.5%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내년까지 1.75%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통방문 문구를 조정한 이유에 대해 이주열 총재가 시점 뿐 아니라 폭에 대한 얘기를 했고, 대선 직전에 인상하기 어려운 만큼 11월에 내년 1월 인상분을 반영해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4분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분기와 4분기에도 각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1.75%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달 전월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1.16%를 기록했다. CD(91일물)은 0.21%포인트 상승한 0.98%이었다. 이에 따라 고정과 변동을 합한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이 연 3.88~5.08%, 우리은행이 4.23%~5.03%로 5%를 돌파했다. 금융 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