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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납득 안돼"…핵심 비켜간 '방역'이 문제

등록 2021-12-07 17:02:09   최종수정 2021-12-13 1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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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부처·지자체 등 방역강화 두고 이견

"방역 핵심 거리두기 타이밍 놓쳐 확산세 커져"

방역 후속조치 종교시설 제외…대선 의식 지적도

"의료 현장·전문가 목소리 잘 수렴해 반영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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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설치된 TV에 오미크론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2021.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코로나 확산세에 오미크론 변이 위협까지 대응하려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빠르게 대응해야죠. 방역은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질병청이 방향을 결정하면 다른 부처나 지자체가 힘을 실어줘야죠. 의료현장의 목소리도 제대로 전달돼야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면서 방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일주일째 하루 확진자 수가 5000명대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급기야 7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774명으로 치솟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사망자는 64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방역이 중대한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질병청) 등 방역 컨트롤타워와 다른 부처나 지자체 간 긴밀한 협력, 과학적 방역, 의료현장의 목소리 반영 확대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풀어질 수 있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는 위드 코로나 시행 초기부터 나왔다. 전문가들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자 하루빨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중수본은 지난달 29일이 되어서야 거리두기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부처 간 갈등이 '뒷북 대응'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청이 제대로 진단해도 유관 부처가 기조를 달리하거나 흐지부지하면 (방역 대책이)핵심을 비켜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역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부처 간 의견이 달라 방역의 기본 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조차도 방역당국이 제 때 결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달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방역강화 대책을 논의한 뒤 발표하기로 했다가 하루 전 돌연 발표를 연기하겠다고 공지했다. 결국 방역강화 대책은 29일이 되어서야 나왔다. 경제 부처 등이 방역 수칙 강화안에 강력 반발해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두고 방역 컨트롤타워 간 이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질병청은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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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은경(오른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2021.11.29.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지난 6일 시작된 특별방역대책 중 일부 후속조치 등을 두고 내년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며 정치와 방역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식당과 카페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서) 적용 시설에 추가됐지만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종교시설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형병원 전문의는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그런 추측(대선을 의식한 방역조치)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역은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방역에 있어 정치, 진영논리가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의료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 복지부 즉각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김 교수는 "방역의 핵심(거리두기)을 비켜가 되로 갚을 것을 말로 갚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메르스 사태 때에는 컨트롤타워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반영했고 두 달여 만에 종식됐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병원 간·병원 내 감염 차단을 핵심으로 보고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정부가 의료체계 마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병상, 인력 등에 대한 대책 없이 의료체계에 모든 것을 떠맡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당장 환자를 받아야 하는 응급의학과, 중환자의학회 등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잘 전달돼 실제로 반영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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