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독사]①미래세대의 방치된 죽음…"부모가 시신 거부하기도"
청년층까지 고독사 그림자…생전에도 사후에도 단절40세미만 인구 줄었는데…무연고 사망, 3년새 62%↑연고 있어도 죽음 방치되기도…실제 고독사 더 많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동법 시행령 제9조, 동법 시행규칙 제4조에 의거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을 처리하고, 다음과 같이 공고하오니 연고자께서는 유골을 인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현씨의 유골은 수원시 연화장 내 승화원에 보관돼 있다. #2. 김모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숨을 거둔지 2주 가량이 지난 상태였다. 20대 중반인 그는 당초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나, 모친이 먼저 돌아가신 뒤 혼자서 생활해왔다고 한다. 거처에서는 체납내역이 잔뜩 적힌 국민연금 고지서, 몇 장의 이력서, 텅 빈 잔고의 통장이 발견돼 김씨의 삶을 추측케 했다. 사람의 색이 지워진 집에서는 뚜껑을 잃어버린 오징어 진미채만 새빨간 빛을 내고 있었다. 유품정리업체 에버그린 관계자는 "다른 가족은 없었던 것 같다"며 "부패한 흔적과 벌레가 많은 공간이었고 유서는 없었다"고 기억했다. 한국사회를 덮은 고독사(孤獨死)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아직 채 인생을 피워보지 못한 청년들까지도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고 방치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독사란 '보살핌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하고, 사망 후에도 상당기간 방치되는 죽음'을 이른다. 고독사의 대상은 생전에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사후에도 뒤늦게 발견되거나 무연고 시신 처리돼 일반적 장례 절차를 밟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전에도 사후에도 주변인이나 사회로부터 단절됐음을 추측할 수 있다. 청년 고독사란 이 같은 고독사의 대상이 청년인 경우다. 아직 전체 고독사에 비해서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거나 디뎌야 할 미래세대가 단절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관계가 단절된 청년들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2017~2020년 증가율은 6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무연고 사망자는 2008명(2017년)에서 3052명(2020년)으로 52% 증가했는데, 40세 미만의 증가세가 훨씬 빠른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청년층 숫자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무연고 사망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 중 4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46.8%에서 2020년 44%로 되려 감소했다. 실제 무연고 청년들이 사망 후 뒤늦게 발견됐다는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시신은 사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작년 5월에는 제주 렌터카에서 숨져있는 20대 여성이 수개월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연고가 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가족이나 친구, 사회와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망한 지 한참 뒤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이 방치된 죽음이라도 무연고 사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청년들이 드러난 통계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유품정리업체 스위퍼스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장년층 고독사가 70% 정도로 보였는데, 현재는 반반 정도로 청년 고독사의 체감 비율이 높아졌다"며 "호적 상에서만 가족일 뿐 부모들이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녀의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