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독사]④지자체도 노인에만 역점…"현물보단 고립·단절 막을 손길 필요"
서울시, 지원책 걸음마 단계...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24곳 청년층 배제전문가 "노인고독사와 달라...현물지원보단 활동공간 등 맞춤 대책 필요"
청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선 젊은 층이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사회 기반이 마련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일상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지방자치정부가 코너에 몰린 청년들의 고독사 방지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16일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서울시 보건복지전문위원실로부터 제공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1년도 4기 고독사 세부 단위사업 추진 계획'은 '청년 맞춤형' 고독사 방지책을 따로 포함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매년 고독사 예방 종합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노년층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위기에 처해 있는 청년층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 시의원은 "고독사와 관련해선 청년뿐 아니라 40, 50대까지도 제도적인 지원책이 미흡한 편"이라며 "절차적으로 발굴하려는 노력은 있으나 청년만을 구체적 대상으로 명시한 예방 사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4기 계획에는 고령층과 더불어 청년층도 아우를수 있는 지원책이 새로 포함됐다. ▲상시적 발굴체계 구축(고독사 위험군 전수조사 실시 등) ▲생활서비스 지원 및 민간자원 연계(긴급복지·의료 등 지원,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상담, 푸드뱅크·마켓 활용한 생필품 지원) ▲고독사 예방 교육·홍보 ▲고독사 사후관리 등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긴급지원을 활용했는지에 관한 통계는 없다. 연령별 지원 현황을 파악해 나이대별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등을 파악하면 좋겠지만 이 같은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등에 확인한 결과, 총 몇 명의 인원이 긴급 지원을 받았는지 알 수 있지만 나이대로 구분되지 않는다"라며 "청년들도 지원을 받았을 것 같긴 한데 연령별로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자체 상황은 서울시보다 더 열악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 31개 시·군 중 7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초단체는 노인에 한정한 고독사 예방조례만 제정했을 뿐 청년층은 배제됐다고 한다. 지금까진 2030세대 고독사는 많지 않다는 판단이 주류였고, 예방책도 노인 고독사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서울시 고독사 위험계층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집에서 사망한 1인 가구 고독사 위험계층 978건 가운데 20~30대가 10건(1%)이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0세 미만의 청년 고독사는 2017년 63명에서 2020년 102명으로 62% 늘었다. 청년층도 고려한 공적 지원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기존의 고독사 접근 방식보단 젊은 층이 쉽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들과 달리 청년층은 사회활동이 한창 활발해야 하는 때 취업난 등으로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청년 고독사는 사회 활동이 한창 활발한 시기에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끊어 발생한다"며 "발견이 어렵고 접근도 어려워 지원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지원 방식은 물품이나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인데 청년층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반감을 가지기 쉽다"며 "청년을 과거 복지대상에 국한해서 생각하기보단 이들에게 익숙한 IT 기술, 어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