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이복현 검사 사의…"대통령 입장 알려달라"(종합)
"검찰 수사권 없애면 권력 수사 사라질 것"文 향해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 알려달라"尹에는 "제도 개선 고민의 장 마련해달라""검수완박으로 잘못된 관행 없앨 수 있나"이재용 기소·국정원 선거개입 참여 '수사통'
이복현(사법연수원 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인트라넷 '이프로스' 게시판에 '사직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검수완박이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면 당분간 금융, 증권시장 교란행위, 대기업의 시장질서 문란행위, 최고위 권력층의 이권개입 등에 대한 수사는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어느 누구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이 부장검사는 "대통령께서는 검수완박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알려달라"면서 "국가 수반이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새로 취임할 당선인께서는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진정성이 느껴질만한 제도개선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 모두 과거 존경받는 법조인의 길을 걸었기에 사법제도 개혁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생각이 많으실만한 분들"이라며 "지금 밀어붙이는 검수완박이 맞는지 후배 법조인에게도 알려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검찰개혁 논란은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고, 국민의 불신은 지난 오랜기간 검찰이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분쟁을 사법적 수단으로 재단해온 원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검수완박으로는 수사기관의 그런 잘못된 관행을 없앨 수 없고, 경찰이 정치적 수사에 관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차단 장치가 마련돼 있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는 자신이 과거 직접 참여했던 '대형 수사' 사건도 언급했다. 2006년 론스타 사건,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2017년 삼성그룹 노조 파괴 사건 등이다. 그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기업이 부당하게 오너 일가를 지원하는 잘못된 관행이 줄어들고, 대기업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노동조합이 최초로 설립되고 한 것은 수사 때문 만에 의한 것은 아니고 사회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합쳐져서 된 것이지만 적어도 위 수사들이 없었다면 그런 개선 결과가 쉽게 도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는 바람을 등에 맞고 유유히 앞으로 나가면서 '왜 너는 느리게 가느냐'라고 비웃으실 때는 언제이고, 바람이 앞에서 역풍으로 부니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처럼,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처럼 사라져 버리시는 분들을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번 사직글에선 검찰 수뇌부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이 부장검사는 "총장님을 중심으로 검사, 수사권, 실무관 이하 전 직원의 지혜를 모은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오랜기간 검찰에 근무해오면서 많은 분들에게 배웠고 많은 분들에게 신세 졌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듯하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2020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해 세간에 놀라움을 안긴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에는 이른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파견돼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수사팀장이 윤 당선인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2006년 윤 당선인이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사건 수사의 실무를 맡을 때도 수사팀에 차출돼 함께 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후 2016년 박영수 특검팀에도 파견돼 국정농단 주요 수사를 진행했다. 이 부장검사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 수사에도 참여했던 수사통 검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