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관건은?…변이 출현 대응·고령층 치명률 관리
변이 확산되면 재감염 늘어날 수 있어변이 위험도 따라 방역완급 조절해야고령층 중증화 막아 치명률 낮추려면먹는 치료제 구입비 줄도록 지원해야
순조로운 일상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새 변이 출현이다. 변이를 거듭하면서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코로나19 변이도 계속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이미 BA.2, BA.4, BA.5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기존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2 유전자가 재조합된 'XL변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아직 엔데믹(endemic·풍토병)이 아니어서 팡파르를 울릴 때가 아니다"면서 "변이가 확산되면 재감염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감시체계를 강화해 변이 출현에 대비하고 현 정부는 2년 4개월 간 코로나19 대응을 정리한 징비록을 써 새 정부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이를 위험도(전파력·독성)에 따라 등급을 매겨 방역의 완급을 조절하는 '변이 등급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달 30일 3가지 예측(기본·최상·최악)시나리오를 발표했다"면서 "새로운 유행의 악화에 대비하지 못해 허둥지둥했던 교훈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 고령층,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치명률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도 일상회복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코로나19 법정감염병 등급이 현행 1급에서 수두·결핵·콜레라 등과 같은 2급으로 바뀌어도 위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구입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의 법정감염병 등급은 1급이여서 정부가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같은 먹는 치료제 구입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팍스로비드는 1인당 60만원, 라게브리오는 80만원이 넘지만 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없다. 하지만 오는 25일부터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이 되면 치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급 감염병의 경우 일부만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 교실)는 "고령층이나 취약계층, 저소득층이 약값 부담을 이유로 경증 상태에서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위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확진자 수가 줄어도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구입할 때 건강보험을 적용 받거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먹는 치료제가 널리 보급돼야 엔데믹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성숙한 방역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변이 확산에 따른 재감염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일탈'이 이어지면 감소세로 접어든 유행 국면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백 교수는 "한달 정도 후면 200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감염돼 자연면역을 얻은 인구가 늘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이 대폭 완화되면 방역의식이 해이해질 것으로 보여 유행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현재 하루 확진자 수 10만 명도 적은 숫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상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 수칙을 다 푼 상태다. 코로나19로 도입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8일부터 전면 해제한다. 실외 마스크는 2주 후 착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다음달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도 자가격리 없이 모든 병·의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감염 관리 사각지대도 있어 일반 환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규모가 작은 동네 병의원은 확진자와 일반 환자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갖추기가 어려워 감염 관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