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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타 치하루 "한강 소설 '흰'에 감명...이번엔 흰실로 설치 작업"

등록 2022-07-15 16:51:31   최종수정 2022-07-25 1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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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서 2년 만의 개인전...'In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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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hiota Chiharu In Memory, 2022 Dresss, wood boat, paper and thread,Overall dimensions variable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우리는 기억의 바다에서 영원히 방황하고 있다."
                 
'실을 엮는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이번엔 흰색 실을 통해 삶과 죽음의 관계 그리고 '기억'을 역설한다.

15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년 만에 연 개인전은 치하루를 대표하는 대형 설치 작업이 압도한다. 이번 전시명과 동일한 제목의 설치작 'In Memory'(2022)다. 2020년 7월 전시때는 '붉은 거미줄' 설치 작품으로 화제가 됐었다.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하얀색 실 사이에, 7m에 달하는 목조 배가 뼈대만 드러낸 채, 공중에 떠있다. 안에는 흰 드레스 3벌이 놓여있다. 작가에게 배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상징이자, 기억의 바다를 떠다니는 오브제다. 특히 흰 색의 사물과 연계하여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가 한강의 '흰(White Book)'(2017)에 크게 감명 받아 작업했다.

"실은 엉키고, 얽히고, 끊어지고, 풀린다. 이 실들은 흡사 인간관계를 형상화한 것으로, 끊임없이 나의 내면의 일부를 반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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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hiota Chiharu, State of Being (Playing Cards), 2022, Metal frame, card game and thread, 70 x 35 x 35 cm, 27.6 x 13.8 x 13.8 in.


안소연 미술평론가는 "흰 색이 자아내는 숭고와 공포는 그녀의 작업이 늘 그래왔듯 이중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발산하는데, 그 한 켠에서는 팬데믹에 붕괴된 일상의 시공간과 팬데믹 이후 존재의 상실과 회복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돕는 암시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마치 자신의 육체에서 실을 뽑는 것처럼 텅 빈 공간을 운행하며 그 궤적을 실로 가득 뒤덮는 퍼포먼스적인 행위는 현실의 공간을 굴절시켜 이처럼 다중의 복합적 경험을 불러온다."

시오타 치하루는 실을 엮는 작가로 이름을 알렸으나, 실 뿐만 아니라, 옷, 유리창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삶과 죽음’, ‘경계’ 그리고 ‘존재의 이유’ 등 보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각, 캔버스, 드로잉, 설치 나아가 퍼포먼스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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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hiota Chiharu, Cell, 2022, Glass and wire, h 28, Ø 30 cm, h 11, Ø 11.8 in._1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덤에서 느낀 공포, 이웃집에서 일어난 화재의 기억, 두 번의 암 투병으로 겪은 죽음에 대한 경험까지, 작가의 작업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과 트라우마가 투영된다. 유리와 네트 형태의 구조물이 엉켜 있는 연작은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를 형상화한 것이다. ‘혈관’, ‘세포’ 혹은 ‘피부’를 연상케 하는 그의 작업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있던 불안정한 시기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시오타의 흰실로 만든 설치 작업 뿐 아니라 회화, 드로잉, 조각 등 그의 전반적인 작업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8월21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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