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공모주 투자①]조단위 대어 줄줄이 철회…쏘카는 청약 참패
공모주 철회 속 증시 반등에 기대했는데쏘카 흥행참패에 마켓컬리·케이뱅크는?코스닥 일부는 청약 흥행, 장중 상한가도"공모주도 회복세" vs "대형주 옥석가리기"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올들어 조단위 대어급 공모주가 줄줄이 공모를 철회하는 가운데 최근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조짐에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를 틈타 패기있게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코스피 상장을 강행했지만 청약에 참패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쏘카가 기대와 달리 일반청약에서 14.40대 1, 증거금 1834억원이 걷히는데 그쳤다. 고(高)공모가 논란에 "비즈니스 구조와 수익성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에 따른 것"이라며 패기있게 강행하던 박재욱 쏘카 대표였던 만큼, 투자업계에서는 쏘카의 공모 결과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도 저조한 성적으로 공모가를 밴드 하단에서도 29.41% 할인한 2만8000원으로 변경하고 공모주 물량도 줄였지만 청약에서 참패했다.
올들어 미국발 긴축정책 여파로 증시가 침체되면서 상장만 하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 이후 상한가)'바람이 불던 대형 공모주들이 맥을 못추리고 있다. 역대급 규모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기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SK쉴더스,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현대오일뱅크까지 대형급 공모주가 줄줄이 철회를 결정했다. 게다가 상장 후 주가 흐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 종가 기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 이후 상한가)'에 마감한 기업이 스팩 포함 단 4곳에 불과했다. 케이옥션과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 삼성스팩6호 4곳이다. 지난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 총 15개 회사가 따상에 성공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그러던 중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조짐에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는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공모주 시장도 이전보다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게다가 모든 공모주가 흥행에 참패한 것은 아닌 상황이다. 물론 대어급 공모주는 아니지만 코스닥 공모주에서는 수천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이나 높은 청약률, '따상'이나 장중 상한가 등 성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8~19일에 실시한 성일하이텍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207.07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도 총 20조1431억원이 모여 LG엔솔 이후 올들어 최대 규모가 몰렸다. 대성하이텍은 지난 9~10일 일반청약에서 1136.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증거금 4조2500억원이 모였다. 수요예측에서도 희망밴드 최상단을 제시한 기관 비중이 99.16%에 달하면서 공모가를 최상단에 확정했다.
2차전지 장비 초정밀부품 제조기업 에이치와이티씨(HYTC)는 코스닥에 입성한지 4일째 된 지난 12일에 장중 상한가에 도달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1만5000원)보다 낮은 1만47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한때 1만7100원까지 오르는데 그쳤지만, 4일째 크게 반등한 셈이다. 앞서 공모 청약에서 432.58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쏘카의 청약 참패가 하반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했다. 현재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와 케이뱅크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쏘카의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쏘카의 고공모가 논란에 따른 개별적인 케이스로 봐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코스닥 상장사와 달리 대형 공모주의 투심은 하반기에도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공존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처럼 대형 공모주가 상장만 하면 따상에 가는 시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증시 회복세에 공모주 시장도 이전보단 회복세에 접어들 순 있겠지만 묻지마 투자가 아닌 더욱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