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②]윤석열 정부, 한중 관계 개선 '총력'
미묘한 흐름…수교 30년 즈음도 조용경제·북한 고려…한중 관계 개선 주력한미일 협력 속 한중관계 간극 지적세계 진영 논리에 명확한 선택 필요IPEF, 칩4 등에 中 측 경계, 예의주시사드 문제 쟁점화…3불 1한 논란 등양국 국민들 반감도 향후 영향 요소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국제적 여건은 녹록치 않다. 미중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한국에 진영 선택의 압력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국과 전략적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전세계 국가와 경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는 전략을 세우자 중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외교가에서는 현 정권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미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미중 패권 쟁탈전으로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중은 수교 30주년을 맞고 있다. 양국은 이를 계기로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는 시점이지만 외교적 측면에서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 상대적으로 한미 동맹 강화, 한일 관계 개선에 역점을 둔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현 정부가 한중 관계 중요성도 강조했지만,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를 쉽게 찾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현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적 모호성 대신 명확한 방향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서도 대중 설득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양국 간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도 나타난단 견해도 있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한미 동맹, 한일 관계 개선은 강조된 반면 중국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사드와 관련해 주권 사항 불타협 발언이 있었을 뿐이다. 먼저 윤석열 정부는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주도적 참여를 공언했다. IPEF는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한 견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 사안이다. 최근엔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이른바 '칩4'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칩4에 대한 대중 견제 성격 평가 속에서있다는 중국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쟁점화 되는 분위기이다. 이른바 '3불(不) 1한(限)'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사드 문제가 뇌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대중 외교와 관련해 '상호 존중'을 강조했는데, 특히 사드 문제에 관해선 이런 기조가 비교적 뚜렷이 보인단 평가가 있다. 중국에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사드 관련 사안은 안보 주권 문제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사드를 자국 안보와 연계하면서 현안으로 조명하고 우리에 대한 압력 요소로 다루는 모습이다. 북한 핵 위협에 대한 입장 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영 대립 심화 국면에서 중국은 대북 제재에 다소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우린 건설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의 입장차는 이달 9일 성사된 한중 외교장관 소인수 회담에서도 반영됐다. 수교 30년을 앞두고 성사된 자리였지만, 주로 조명된 것은 쟁점에 대한 이견과 신경전 양상이었다.
우리 측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를 요구했으며,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협력을 주문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선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다"란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특히 회담 뒤엔 중국 측이 사드 '3불 1한 선서(宣誓)' 주장을 하고 우리 외교부가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표현은 '선시'(宣示)'로 수정했지만 발표 시기, 내용을 두고 결례란 지적이 상당했다. 정치외교적 요인 외 양국 국민들 반감 또한 향후 윤석열 정부의 대중 대응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국 내 반중, 중국 내 반한 정서는 비교적 심화되고 있단 관측이 일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선제적으로 중국을 등지는 태도를 표방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속적인 대중 접근을 통한 정세, 상황 관리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배경에도 한중 관계 고려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중국 측에서도 이를 유의미하게 본 시선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