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③]주담대 8% 목전…이자부담 165만원↑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 7% 넘어 연말 8%대 향해 가변동금리로 대출한 차주들, 원리금 상환액 갈수록 커져이자부담 평균 165만원 증가 추산…실제 사례는 더 크게 늘어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올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무서운 속도로 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여신금리 상단이 7%를 넘어 연말 8%대로 예상되면서 이자 부담이 갈수록 치솟는 형국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5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 4% 적용 시 매달 나가는 돈은 약 239만원이다. 매월 이자는 약 100만원으로 총 3억5935만원이 붙는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4.5%로 0.5%포인트 오르면 매달 원리금 상환액은 약 253만원이 된다. 매월 이자는 114만원씩 총 4억1203만원 규모로 불어난다. 금리를 8%로 가정하면 다달이 367만원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한다. 이 때 이자는 월 228만원으로 치솟는다. 총 이자는 8억2077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금리가 0.5~1%포인트 오를 때마다 차주들이 실제 감당해야 하는 이자 부담은 대폭 불어나게 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존 대출을 서둘러 갚고 추가적인 빚을 내지 않으려는 추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주담대는 793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등 이사철 실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한 달 새 2조1000억원 급감한 26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월 기준으로 2004년 관련통계 속보치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대출금리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차주들이 신용대출부터 서둘러 갚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2.50%포인트 올렸다. 이에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인상 전과 비교해 약 165만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올해 3월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8월,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등 여덟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씩 모두 2.50%포인트 인상하면서 1년3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33조원 규모로 추계됐다. 늘어난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 수를 대략 2000만명으로 나눈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6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시산으로 실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시중은행 시뮬레이션 결과 더 크게 가중되는 경우가 많다.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로 원리금균등상환할 경우 금리 4.5% 적용 시 매달 이자는 92만원 정도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5.5%로 1%포인트 오르면 매월 이자는 116만원으로 24만원 넘게 불어난다. 금리 7%를 적용하면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만 155만원으로 치솟게 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더 내게 되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행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과 빚투(빚으로 투자)는 옛말이 된 지 오래"라며 "지금은 한 푼이라도 더 아껴서 모으는 저축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금리인상 지속이 예상되기 때문에 빚을 없애는 게 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