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명예 회복한 홍명보 "성공과 실패는 과정일 뿐"(종합)
K리그1 감독상 수상…"2014년 브라질월드컵 실패, 늘 가슴에 넣고 살아"
홍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대상 시상식 2022에서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100점 만점 환산 점수로 80.00점(감독 10표, 주장 10표, 미디어 87표)을 기록,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10.86점)을 크게 앞섰다.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22승10무6패(승점 76)를 기록, 2위 전북 현대(승점 73)의 추격을 뿌리치고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6일 강원FC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남은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2022시즌 K리그1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을 포함해 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10번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1996년을 포함해 구단 통산 3번째 리그 우승이다. 울산은 이번 시즌 K리그1 38경기에서 57골 33실점을 기록했는데, 팀 최다 득점 1위와 팀 최소 실점 1위다. 올 시즌 첫 9경기에서 7승2무로 9경기 무패를 달렸고, 3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뒤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라이벌 전북 현대와의 시즌 상대 전적도 2승1무1패로 앞섰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1992년 프로 데뷔 첫 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K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2002 한일월드컵에선 4강 신화를 썼다. 또 지도자로 변신한 뒤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을 지휘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축구행정가의 길을 걸었던 홍 감독은 2020년 12월 울산의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돼 K리그 감독직에 처음 도전했다. 지도자로 K리그 데뷔 첫해 아쉽게 리그 우승을 놓쳤지만, 2년 만에 울산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프로팀과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을 지휘했던 홍 감독이 사령탑으로 일군 첫 우승이기도 하다. 특히 10년마다 큰 업적을 달성하며 '10년 대운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홍 감독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1984·1987년 대우 선수-2000년 서울 감독), 최용수 강원 감독(2000년 서울 선수-2012년 서울 감독), 김상식 전북 감독(2001·2002·2006년 성남 선수-2009·2011년 전북 선수-2021년 전북 감독)에 이어 국내 역대 4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리그 우승을 경험한 축구인이 됐다. 또 포항에서 프로로 데뷔한 1992년 MVP가 됐던 홍 감독은 울산에서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박경훈 대한축구협회 전무, 최용수 강원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 K리그 MVP와 감독상을 모두 받았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지도자 첫 프로 감독 우승이다. 성공한 감독으로 생각하는지.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중요하다. 2009년부터 감독을 처음 시작했는데, 청소년팀과 올림픽팀, A대표팀을 맡고 울산을 이끌고 있다. 성공과 실패를 언제 평가받아야 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하나의 과정이다. 좋았던 과정과 좋지 않았던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데 중요하다. 모두 과정의 연속이다. 우승컵을 들 때 많은 사람이 성공이라고 말하지만, 내년에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감독으로 실패했지만 그것 역시 중요한 과정이었다. 항상 좋을 때도 그때를 가슴 속에 넣고 산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분명한 건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모든 면에서 그렇다. 우리가 얼마나 대비를 잘하느냐가 주어진 숙제다. 여러 가지를 준비하겠지만 선수들의 특성과 성향, 캐릭터 등 모든 걸 감안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구체적으로 생각하겠지만, 내년 시즌은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올해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축구를 몇% 구현했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이상주의자는 아니다.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를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맞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몇몇 선수가 이적하고 새로운 선수가 왔다. 동계 훈련도 잘 못해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 매일 1%라도 성장시킬 수 있다면 나는 그 방법을 선택한다. 우리 선수에게 걸맞지 않은 바보 같은 플레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다." -선수와 감독으로 3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상은. "기억에 남는 건 많다. 감독이 돼서 감독상을 받는 건 처음이다. 선수 시절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감독은 팀을 총괄한다. 배를 이끌어가는 선장인데, 노를 젓는 사람들의 템포가 한 박자만 틀려도 굉장히 어렵다. 그걸 잘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역시나 축구는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 때로는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강한 팀이 된다. 올해 선수들과 같은 템포로 노를 저어 나갔다고 생각한다. 배틀 타고 파도도 만났지만, 잘 이겨냈다." -이청용은 MVP를 받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게 이청용 선수의 리더십이다. 또 그게 올해 울산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충분히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물론 엄원상도 올해 울산에 처음 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 하지만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어간 이청용의 모습은 굉장히 컸다. MVP를 받는 건 당연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