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알못]정기예금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는 건가요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졌습니다. 1000만원을 맡기면 1년 뒤에 연간 이자로 세전 50만원, 1억원을 맡기면 5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한때 예금금리가 6%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뒷걸음치는 모습입니다. 정기예금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정기예금 금리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이를 반영해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연이어 올렸습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중에는 시장금리에 따라 매일 또는 매주 금리를 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이러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예금금리를 비교하기 위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비롯한 '뱅보드 차트'를 수시로 확인하기도 했죠.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정할 때 다른 은행들의 금리 수준을 고려합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고객 자금이 이동하면서 수신고가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조달 상황과 계획도 예금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입니다. 지난해 9~10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고자 수신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과도한 경쟁을 막고자 LCR 규제 정상화를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은행은 예적금뿐만 아니라 채권으로도 자금을 조달합니다. 이에 은행채 금리도 예금금리에 영향을 줍니다. 채권 발행이 차질을 빚으면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이 막히자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입김'도 금리를 좌우합니다. 지난해 11월 중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5%대를 넘어서자 당국은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쏠림과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하며 예금금리 경쟁을 자제할 것을 은행권에 권고했습니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예적금 금리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1월24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로 물러났습니다. 지난달 3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4.27~4.60%를 나타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예금과 대출금리의 연관성 때문에 예금금리 상승이 여유자금이 풍부한 이들에게는 환영할 일이지만 고금리 상황에도 대출받아야 하는 서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