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쇼크 어쩌나②]남들 올릴 때 안 올렸더니…가스공사 '눈덩이 적자'
수년 간 인상 요인 산적에도 요금 인상 억제공사 미수금 10조 육박…"2026년까지 해소"강추위에 난방 수요↑…실질 인상폭 더 커져작년 대비 최소 1.5배 더 올려야 공사 정상화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든 가구가 많아진 가운데 앞으로 난방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국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기간 억제해왔던 가스요금 인상이 한국가스공사의 '눈덩이 적자'를 낳았다. 민생안정과 미수금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설 연휴 직후 시작된 역대급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년 새 가스요금이 크게 오른데다 강추위로 난방 수요가 높아지면서 난방비 부담이 크게는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난방비가 크게 오른 이유에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26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최근 난방비가 크게 오른 이유는 지난 몇 년 동안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요금 인상을 억제했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등한 데 기인했다"며 "2021년 대비 20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은 미국이 3.3배, 영국은 2.6배, 독일은 3.6배 인상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가스요금을 4·5·7·10월에 걸쳐 메가줄(MJ) 당 5.47원(전년 동기 대비 38.4%) 인상했다. 다만 정부는 전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인상을 감안하면 요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최 수석은 "한국은 이들 국가와 비교해 23~6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상요인이 수년 간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5년간 요금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가스공사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500% 수준에 이르고, 미수금(영업적자)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 겨울 한파로 인해 가스 소비가 늘면서 1분기에는 미수금이 1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민생안정을 위해 올해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한 상황이다. 지난해 가스요금이 38% 이상 오르긴 했지만 난방 수요가 대폭 늘면서 실질 인상폭은 더욱 커졌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가스요금이 전혀 오르지 않아 안타깝다"며 "(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결국 국민이 다 갚아야 하는 구조로, (미수금 해소가) 빠르면 빠를수록 비용이 낮아진다"고 말한 바 있다. 미수금 해소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보다 최소 1.5배 더 인상해야 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MJ당 8.4원에서 최대 10.4원 인상하는 내용의 한국가스공사 경영정상화 방안을 국회에 보고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지난해 가스공사 적자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이달에도 엄청난 상황이다. 계속 적자를 보면서 버틸 수 없다"며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더 사올 수 없게 되고, 결국 가스 공급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사오려면 2분기에는 반드시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미수금 해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가스요금 외에도 전기,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민생안정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2026년까지 미수금을 전부 해소할 계획"이라며 "대외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오는 3월에 인상폭을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5조원을 박근혜 정부에서 해소한 경험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기간을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