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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도시 바뀐다]①분당·일산·군포 거래 2배 꿈틀...”급매는 다 나갔어요”

등록 2023-02-18 06:50:00   최종수정 2023-02-27 09: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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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89건→198건·군포시 35건→89건

1기신도시 시범 단지 위주로 거래 살아나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 영향 문의도 늘어

특례보금자리론도 9억 이하 거래에 기여

급매 위주 거래라 본격 반등 기대는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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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올 초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표하자 노후 단지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군포 등은 한 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거래가 늘어나며 꽁꽁 얼어있던 지역 부동산 경기가 풀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급매물 일부가 일시적으로 소진된 것인지, 본격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분당이 있는 성남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98건으로 지난해 12월 89건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1월 계약분에 대한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아직 남아있어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산이 있는 고양시 거래량도 같은 기간 172건에서 301건으로 늘었고, 군포시 거래량은 35건에서 89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거래량이 3156건에서 4299건으로 36.2% 증가한 것과 비교해 두드러진 증가세다.

이들 지역은 모두 1기 신도시로 조성된 계획도시로 1989년부터 1992년 사이 만들어진 노후 단지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5일부터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는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거 완화하자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7일 정부가 안전진단 대폭 간소화와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표하면서 겹호재를 맞았다.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경과한 100만㎡ 이상의 택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경기도 내 1기 신도시(성남 분당·군포 산본·고양 일산·부천 중동·안양 평촌) 뿐만 아니라 서울 목동·노원, 광명 철산,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광주 상무, 인천 연수 등도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재건축에 대한 잇따른 완화 카드를 꺼내자 쌓였던 급매가 대거 소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인 9억원 이하 소형 평수를 중심으로 급매가 빠르게 거래되고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일부 지역에선 급매물이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시범단지한양 아파트 전용면적 28㎡는 지난 1월 4억9500만원(14층)에 거래됐으나 2월에는 5억8000만원(15층)에 손바뀜됐다. 최저가에 비해 한 달 새 8500만원가량 반등한 셈이다. 현재 호가도 가장 싼 매물이 5억8000만원이다.

시범단지한양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몇 개월 동안 거래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거래도 되고 문의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금리가 상단을 찍었다는 인식이 생긴 영향으로 급매물들은 다 빠졌고, 그다음 저가 매물에 대한 입질도 조금씩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기 신도시 특별법까지 발표된 이후 시범 단지들은 재건축 사업을 빨리 시작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구 서현동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잇따라 규제완화와 특별법이 발표된 후 집주인들이 더는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정부 들어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을 많이 완화해 줬기 때문에 가지고 있어도 예전처럼 부담이 크지 않아 버티는 게 부담이 없다는 집주인들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표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역시 거래량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양천구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2월 거래량이 36건으로 성북구(38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바뀐 기준에 따라 한꺼번에 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신시가지 3·5·7·10·12·14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반면 급매 소진 이후 추격 매수세는 제한적이라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를 예상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분당구 이매동의 한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기신도시특별법 발표에도 잠잠하다"며 "대부분의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분당 전체가 신도시 특별법의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첫 삽을 뜨는데 최소 8~9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1~2달 사이 급매물이 몇 건 거래되기는 했지만 예전 상승기 때 만큼 활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매수자들이 급매물 위주로만 찾기 때문에 급매물 소진 후 가격이 올라 더 이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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