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도시 바뀐다]②리모델링 추진 중인데…재건축으로 방향 틀까
재건축 규제 대폭 완화…리모델링 메리트 반감"정주환경 빨리 개선" VS "시간 걸려도 사업성봐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대규모 광역교통시설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공성을 확충한다는 전제 하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 혹은 면제하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용적률, 용도지역 등 도시·건축규제도 완화된다. 용적률 규제는 시행령 규정을 통해 종상향 수준(2종→3종·준주거 등)으로 완화하고, 용도지역도 지역 여건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도록 한다. 분당의 경우 평균 용적률이 198%인데, 특례가 적용되면 300~350% 수준으로 높아진다. 리모델링은 증가 가능한 세대 수를 현행 15% 이내에서 더 늘릴 방침이다. 증가 세대 수의 구체적 범위는 향후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인데, 20% 내외가 고려되고 있다. 리모델링도 현재보다 규제 허들이 낮아지긴 했지만 재건축 대비 혜택은 적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모델링 시장이 커진 이유 자체가 지난 정부에서 재건축을 억눌러 반사 효과를 얻은 측면이 크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를 추진하고 노후신도시 특별법까지 내놓으면서 재건축 사업의 판을 깔아준 만큼 굳이 리모델링을 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기존 건축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에 비해 뼈대를 남겨두는 리모델링은 공사 난이도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에서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재건축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현대건설을 리모델링사업 시공사로 선정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강선마을 14단지는 최근 일부 주민들이 재건축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리모델링 반대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안 그래도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주민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특별법이 있어도 1기신도시에서 실제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가구가 적기 때문에 분담금 부담이 크다. 조합원들이 재건축 사업을 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미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가 많은 지역은 주민 간 의견 충돌로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여지가 크다. '1기신도시 지자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최대호 안양시장은 "54개 단지 중 28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데, 특별법 발표 이후 주민들의 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용적률을 기존 15%에서 얼마나 더 확대할 지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