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봉 얼마나 높길래③]미국 은행 임원은 67억원…클로백은 일반화
세이온페이·클로백 도입…공시도 상세히성과보수로 받은 주식 처분 일정기간 제한국내 은행, 장기 성과 추구·투명성 높여야[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국내 금융권이 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에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이에 성과급과 급여 인상 등 '돈잔치'를 벌이면서 정부와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보수는 해외 은행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은행 중 국내 주요 금융지주·은행과 자산규모가 유사한 코메리카, 피프스 서드, 캐피털 원, US뱅코프 등의 2020년 임원 보수는 평균 520만4000달러(약 67억8600만원)이다. 4개 은행은 총 22명 임원의 보수를 공시했으며 공시된 총보수는 1억1448만달러였다. 영국의 주요 은행지주회사인 바클레이스, HSBC, 로이드,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산탄데르 UK, 스탠다드차타드 등 6개 은행은 2020년 총 15명 임원의 보수를 공시했다. 공시된 총보수는 3740만 파운드로 1인 평균 249만 파운드(약 39억1000만원)다. 반면 2020년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의 보수는 약 11억~26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일반은행 임원은 2020년 평균 4억1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글로벌 은행과 직접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국내 은행의 경우 미국, 영국에 비해 공시 대상의 폭이 넓어서다. 2020년 보수가 공시된 국내 일반은행 임원의 총수는 489명으로 총 약 199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국내 은행 임원의 보수 중 1028억원이 성과보수로 지급됐는데 절반 이상(51.5%)인 529억원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이어 주식, 주식연계상품이 각각 250억원이다. 국내 은행의 임원 보수체계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현금 위주로 지급되고 있으며 공시도 해외 선진 은행에 비해 상세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은행의 성과보수 이연 기간은 3년이 가장 많아 미국, 영국 등에 비해 다소 짧다. 이에 단기실적에 치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영국에서는 성과보수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보다 높다. 이연 지급 효과가 있어 장기적인 성과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높일 동기가 커진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 임원에 대한 보수 공시를 강화해 주주 등의 관여를 유인하고 보수 이연 비중 상승과 이연기간 연장으로 장기성과와의 연동을 강화하며 주식 위주의 성과보수 지급과 재임 및 퇴임 후 주식 보유 지침으로 주요 경영진의 부가 은행 장기성과에 더 큰 영향을 받도록 하는 것이 단기실적주의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과보수와 장기적인 성과가 연동되려면 성과보수가 일정 기간 이연돼야 하고 이 기간에 대상 임원이 부정적 사건에 휘말릴 경우 성과보수 지급액이 조정되거나 환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해외 금융권의 경우 일반적으로 세이온페이(say-on-pay), 클로백(Claw-back) 등을 시행한다. 미국과 영국은 상장회사에 대해 임원 보수에 대한 세이온페이가 의무화돼 있다. 세이온페이는 금융지주 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성과급을 포함한 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하는 제도다. 클로백은 임원이 기업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경우 성과급을 환수·유보하게 하는 제도다. 다만 해외에서도 클로백 제도가 실제로 시행되는 일은 드물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권 연구위원은 "미국에도 클로백이 도입돼 있지만 잘못으로 인해 지급했던 보수를 다시 회수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이온페이, 클로백 등의 도입은 금융권의 책임을 강화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은행권 임원이라 하더라도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정도가 아니라면 급여나 성과급이 많은 수준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 국내 대기업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수준이라 아쉬운 점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