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연봉에도 기피'…필수분야 의료 인력난 묘수 있나
필수의료대책, 근무여건 개선·공공수가 등 포함소아과 인력 확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빠져의료계 "필수의료 '비정상적' 수가 정상화해야"성일종 "공급부족 해결 위한 정원 확대 필요"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필수의료 인력 구인난에 한 지방의료원이 연봉 4억원대를 제시하며 응급의를 모집한다는 2차 공고를 내는 사태가 발생했다. 속초의료원 문제로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도속초의료원(속초의료원)은 지난 24일 2차 공고 끝에 응급의 전문의 1명을 최종 선발했다. 속초의료원은 지난 6일까지 진행한 1차 채용에 응시자가 없어 연봉을 4억4000여 만원으로 올린 2차 채용공고를 낸 바 있다. 현재 속초의료원은 응급의 의료인력 공백으로 2월 한달 간 응급의료센터 운영을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만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속초의료원은 1명은 가까스로 채용에 성공했으나 아직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부족해 지난 24일 3차 재공고를 올렸다. 이번에는 응시 자격 요건까지 낮췄다. 기존 의사면허 및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수료자까지로 완화했다. 추가 공고는 이달 24일부터 내달 6일까지 진행된다. 필수의료 인력난은 비단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소아과 의사 수가 부족해 아침부터 '오픈런(Open-Run)'을 하는 등 소아과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소아진료 응급 등 필수진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공정책수가로 보장하고, 추가 투입비용을 감안해 적정 수가를 보상할 수 있도록 하라"고 복지부에 지시했다.
복지부가 지난달 31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정부는 중중응급, 분만, 소아 진료를 중심으로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전달체계 구축 ▲공공정책수가 도입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등 과제를 추진한다. 지난 22일에는 소아진료 공공정책수가를 대폭 강화하는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담았다. 야간·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수가도 강화하며 병, 의원급 신생아실 입원 수가도 현재 만 8세 미만 대상인 30% 입원료 연령 가산을 만 1세 미만에 대해 50%로 확대한다. 다만 이번 소아응급대책 계획안을 놓고 필수진료과목 중 충원률이 가장 낮은 소아청소년과 인력 확충 방안과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빠졌다. 필수의료 분야 의사 정원을 늘리기 위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놓고도 의료계와 협상 난항을 겪는 만큼 당분간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의대정원 규모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중단된 의료현안협의체와의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의료계는 의대 정원을 늘려도 필수의료 분야에 몸담으려는 의료인력이 충원된다는 보장이 없으며 의료 수가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가 형편없이 낮다"면서 "대학 병원이 투자하지 않는다. 비전이 없으니 전공의가 지원하지 않고, 전문의 업무 부담이 올라가서 떠난다. 수가 타령을 하는 게 아니라 비정상적 수가를 정상화 해달라는 것"이라며 3저(저부담-저급여-저수가) 체제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정치권은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며 의료계 압박에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창원, 목포, 속초, 산청 등 지방 중소도시 병원에선 4억원 연봉을 내걸어도 필수의료 분야 의사를 못 구한다고 한다"면서 "절대적인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그간 의사들이 수술 수가를 높여 달라 하고, 의대 정원 확대는 막아왔다. 제한된 의대정원 내에서 의대생들은 필수의료과목에 전공을 기피하고 전문의들은 피부·안과 성형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필수의료 붕괴가 온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