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녹나했더니…中 마이크론 제재에 또 '냉기류'
정찰풍선 격추 후 얼어붙은 미·중 관계바이든 "해빙 기대" 발언 불구 또 시험대中, 마이크론 제재…美 "경제적 강압" 반발
24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마이크론이 생산한 반도체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는 중국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과의) 의사소통 라인과 논의는 계속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을 비판하면서도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것인데, 마이크론 문제가 미·중 관계 회복의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경색 석달 만에 "관계 해빙" 분위기 조성 세계 패권을 다투는 양국 관계는 지난 2월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격추된 이후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이 취소됐고, 양국 정상 간 핫라인 논의도 멈췄다. 중단됐던 고위급 대화는 석달이 지난 이달 10~11일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하면서 재개됐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직접 미국 워싱턴을 찾아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21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중 관계를 두고 "매우 빨리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다음 달에는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싱가포르 회동이 예고됐다. 주미 중국 대사에 '미국통'으로 평가되는 셰펑 신임 대사가 최근 임명된 점도 관계 회복의 신호로 여겨졌다. 주미 중국 대사는 친강(秦剛) 전 대사가 작년 말 외교부장으로 영전하면서 5개월간 공석이었다. 셰 대사는 부임 후 첫 입장문에서 "미·중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왔으며 이는 나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밝혔다.
◆中 "수용해라" vs 美 "경제적 강압" 대치 하지만 지난 21일 중국 사이버정보국(CAC)이 마이크론 제품에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자국 기업들의 해당 제품 구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이 뿌려졌다. 중국은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미 상무부는 "근거가 없는 제한"이라며 즉시 반발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이 정당한 제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마이크론을 놓고 중국을 반격하면 미국의 치아를 부러뜨릴 것이다"는 사설을 통해 미국이 정당한 조치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한쪽에서는 소통을 요구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억압하고 억제한다"면서 "제재와 소통을 동시에 거론하는 것의 진정성과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은 제재를 즉각 철회하고, 장애물을 제거하고, 대화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도 순순히 제재를 수용할 분위기는 아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열망에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취한 조치를 비난하는데 망설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경제적인 강압에 맞서 G7이 취한 강력한 입장에 대한 약화 시도"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경제적인 강압'에 해당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만약 미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 양국 관계는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미국은 자국 회사나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며 "상무부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를 블랙리스트에 즉시 추가하고 미국 기술이 사양과 관계 없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또는 다른 중국 기업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