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파격’ 정책실험 성공할까[안심소득 1년①]
촘촘한 복지안전망 구축 위한 서울시 정책지난해 7월 첫 지급, 5년 간 효과 면밀 분석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시범사업 1단계로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선정해 3년 간 지원을 시작했다. 현재 모집 중인 2단계(1100가구)는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로 확대됐다. 기존 복지 적용대상에서 배제됐던 중위소득 50~85% 이하가 포함된 것이다. 재산 규모는 3억2600만원을 넘어선 안 된다. 지원 범위는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이다. 1인 가구 중위소득의 85%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소득이 50만원인 1인가구는 50만원을 뺀 금액의 절반인 25만원을 받는 식이다. 오세훈표 안심소득은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등장했다. 2011년 학교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었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오 시장은 또 다른 선별적 복지 모델인 안심소득이라는 새로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해 4월 당선된 오 시장은 곧장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5월 구성된 시범사업 자문단은 이듬해 1월까지 총 11차례 회의로 데이터 축적과 세부 기준 수립에 나섰다. 오 시장의 안심소득은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과 자연스레 비교됐다. 서울시장(오세훈)과 당시 경기도지사(이재명)라는 두 사람 모두 연관성과 유력한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 번번이 충돌했다. 두 정책의 특징은 크게 '보편적'과 '선별적'으로 나뉜다. 이 대표의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재산,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취지다. 당시 안심소득을 저격했던 이 대표의 논리 중 하나도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내는 중산층과 부자에 대한 이중차별이었다. 이 대표는 "'세금만 내는 희생 집단', '수혜만 받는 집단'으로 나눠 갈등을 대립시키고 낙인을 찍는 낡은 발상"이라며 오 시장의 안심소득이 중산층과 부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 시장의 안심소득은 기본소득과 달리 대상을 특정한다. 먹고 살만한 이들에게 굳이 약간의 도움을 주기 보다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1월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이전 10년간 상위 1%의 부자가 전체 부(富)의 50% 정도를 가져갔는데 코로나 시대에는 상위 1%가 63%의 부를 차지하게 됐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안심소득은 '보통의 삶'을 누릴 수 없는 분들만 선택적으로 도와드린다"고 설명했다. 안심소득이 '하후상박'과 함께 주목하는 것은 근로 유인 효과다. 안심소득과 기존 복지 제도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기초수급자제도는 일을 시작해 수입이 기준치를 넘어가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기준에 못 미칠 시 차액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방식이기에 근로 수입이 어느 정도 있는 특정 집단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입 발생 시 안심소득을 포함한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지원금에 한정하면 줄어드는 것이기에 근로 포기라는 변수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5년(지급기간은 3년)짜리 장기 프로젝트이자 일종의 테스트다. 이제 전체 레이스 중 5분의 1을 달린 셈이다. 남은 4년 간 어떤 방식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할지에 국내 최초 소득보장 실험의 성패가 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