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어디에·어떻게'가 더 중요하다[위기의 필수의료②]
의사 절반 수도권서 근무…42.2%는 개원의수입 구조, 의대·전공의 모집방식 변경 주장도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 확대를 반영하기로 한 가운데 늘어나는 의사 수를 어떻게 지역·필수의료로 유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의사 수는 11만5185명, 이중 병원을 의미하는 요양기관 근무자는 9만9492명이다. 그러나 활동 의사의 지역별 근무지를 보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48.2%(4만7988명)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쏠려있다. 더구나 42.2%는 의원급에서 활동하는 의사다. 나머지 19.8%(2만236명)는 전국에 45개 뿐인 상급종합병원에 몰려있다. 이렇다 보니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의료 인프라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수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 통계에 따르면 연평균 수입은 개원의가 2억9428만원인데 봉직의는 1억8539만원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은 개원의와 봉직의의 소득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병원에 있는 인력들이 개원의로 빠져 나가면서 의사 인력 부족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종별 수가 계약이 의원급 진료비의 총액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지금 의원 진찰료가 상급종합병원 진찰료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생겼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 수를 중점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의대 입학 정원에서 지역 인재젼형과 비수도권 전공의 배분 비율이 전체의 약 40% 수준인데 비수도권·필수의료 분야에 한해 증원하자는 것이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수도권이나 다른 분야의 숫자는 그대로 두고 비수도권,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정원만 별도로 늘린다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의사의 은퇴 시기를 늦춰 현장 인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한해 평균 약 2000명의 의사가 은퇴를 하는데, 이중 15% 정도만 은퇴를 늦춰도 300명의 의사를 충원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는 의약분업 시기에 감원된 의대 정원 숫자이자 정부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증원 숫자와 유사한 규모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노령 인구가 증가하고 정년도 연장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 15% 정도만 은퇴를 1년 늦춰도 매년 즉시 추가적으로 근무하는 의사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는 전공의 수련과정을 개편해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전공의 수련 교육은 1년의 짧은 기간 인턴을 수료한 후 곧바로 전공의 수련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문의라 할지라도 자신의 전공 분야 이외의 진료에 있어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인턴제를 폐지하고 공통수련과정 제도를 통해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내실 있는 수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전문의 중심, 수련 체계 및 근로 여건 개선, 사법 리스크 완화 등을 종합한 정책 패키지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