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수' 삼성·SK하닉...고가 반도체 잘 팔린다[메모리 진바닥 찍었나②]
불황기에도 AI 수요 폭증에 HBM·DDR5 수혜메모리 감산도 가속도…"연내 가격 반등" 기대
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2억9000만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전망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제품은 AI 시장 성장에 발맞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일반 고성능 서버용 D램보다 3~5배 이상 비싼 값으로 팔리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로 관심이 쏠린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도 메모리 불황 탈출구로 주목받는다. DDR5는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두 배로, 가격은 15~20%가량 더 비싸 수익성이 한결 높다. 특히 최근 전 세대인 DDR4 제품이 가격 하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DDR5는 보합세를 보이며 하방 압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DR5의 시장 침투율은 현재 10% 안팎 수준이지만 올 하반기부터 빠르게 증가하면서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내년에는 45~48% 수준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 고영민 책임연구원은 "DDR5와 HBM3 등 신규 하이엔드 제품 내에서의 수요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업황 변곡점이 앞당겨지는 배경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업체 재고가 많고, 시중 유통량도 충분해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일단 가장 먼저 감산에 돌입한 업계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업계의 감산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웨이퍼 투입량을 더욱 줄여 30%에 근접했다"며 추가 감산을 시사했다. 이어 오는 3분기(7~9월)부터 업계 1위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트렌드포스 기준 43.2%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최근 2년간 하락세를 거듭해온 메모리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내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낸드 가격 하락 폭이 3분기 축소되고, 4분기에는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