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유지에 한시름 놓은 식품업계 "아스파탐 뺀다"
(종합)대형마트·편의점 아스파탐 뺀다…"PB 상품, 원료 대체 추진"막걸리 업계 "시장 분위기 보고 아스파탐 대체 여부 결정"
식품업계는 식약처의 아스파탐 허용 결정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최종 '발암가능 물질' 2B군으로 지정하자 '아스파탐' 사용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감미료 포비아(공포증)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소비 트렌드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아스파탐 대체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그간 관심이 모아졌던 아스파탐의 1일섭취허용량(ADI)을 현행 수준인 1㎏당 40㎎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WHO가 합동으로 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아스파탐에 대해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는 JECFA 평가 결과와 2019년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해 현재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JECFA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의 0.12%로 낮은 수준이다. ◆막걸리 업계 "일단 안도…시장 상황 보고 대체 여부 결정" 먹걸리 업계는 식약처의 아스파탐 허용 발표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막걸리 제조사들은 그동안 제품의 변질을 막고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해 왔다. 국내 주요 막걸리 업계 중 서울장수와 지평주조, 국순당 등이 단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지평주조는 지평생쌀막걸리, 지평생밀막걸리 2종에, 국순당은 생막걸리, 대박 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함량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으나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 1병 당 1일 섭취 허용량의 2~3%정도 들어있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기는 어렵고 막걸리 업계와 공동 대응 하기 위해 준비중"이라며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분류인 2B군으로 분류했지만 국내 식약처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 하면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스파탐을 다른 인공감미료로 선제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열어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당장 대체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1일 섭취 허용량 수치 자체가 변동이 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바꾸거나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국순당의 경우 이미 아스파탐을 쓰지 않고 있는 막걸리도 있고, 레시피 연구도 충분히 돼 있기 때문에 변경하는 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평주조 관계자 역시 "식약처 공식 입장 발표에 따라 변화하는 업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막걸리 업계는 대다수가 영세한 사업자인 만큼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에 영업등록된 막걸리업체 752곳 중 92%가량은 연 매출 1억원 이하의 영세 사업자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식약처가 아스파탐을 사용해도 된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막걸리 제조사들이 급박하게 대체제를 찾지 않아도 돼 안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막걸리 제조사들은 보통 3년치 사용 분인 20만~30만장의 라벨을 미리 만들어 놓는데 아스파탐을 인공감미료에서 제외했다면 이를 변경하는 데만 1000만원 가량 들고, 레시피를 바꾸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그동안 식약처의 허용 기준 안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혼란이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한국펩시콜라 "아스파탐 안전성 재확인" 롯데칠성음료도 펩시콜라 제로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은 이날 글로벌 본사 한국펩시콜라 측으로부터 "아스파탐은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 받았다. 이에 따라 사실상 아스파탐을 다른 대체제로 교체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은 한국펩시콜라로부터 원액을 공급 받아 보틀링 하고 있다. 한국펩시콜라는 롯데칠성 측에 "WHO와 FAO 산하단체인 JECFA, 미국 FDA, 유럽 식품안전청(EFSA) 등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식품안전 기관 및 협회가 아스파탐은 안전성이 검증된 식품 첨가물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고수해 왔으며 이번 JECFA 발표를 토대로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소비자에게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제품의 맛과 품질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제과업계 "아스파탐 대체 감미료 찾는 중" 제과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을 대신할 감미료를 찾고 있다. 오리온은 고래밥, 포카칩 등 10여 종에, 크라운제과는 콘칩 초당옥수수 1종 아스파탐을 극소량 쓰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아스파탐 이슈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착수했다"며 "어떤 감미료로 바꿀지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도 "아스파탐을 대체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원료 대체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쥬시쿨, 빙그레 요구르트(65㎖), 더:단백 팝칩 군옥수수맛 3종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빙그레도 원료 대체를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아스파탐 뺀다 유통업계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에 사용된 아스파탐을 다른 대체제로 변경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PB 상품에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을 대체하는 방안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아스파탐 사용 자체에 대한 긍정적 판단은 있었으나, 발암물질로 분류된 점 등 소비자 안전을 고려한 행보다. 먼저 이마트는 노브랜드 음료 중 아스파탐이 들어간 제로콜라와 스파클링에이드 5종에 대해 대체 원료를 찾기로 협력사와 얘기를 마쳤다. 노브랜드 과자 중엔 나쵸칩 체다치즈맛 등 6종에 아스파탐이 들었는데 이 또한 대체제 적용 협의가 이뤄졌다. 약 2개월 후 대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제료음료 PB상품 중엔 아스파탐 함유 상품이 없고, 팝콘류 과자 등 품목 약 10개에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다. 롯데마트도 대체 원료를 물색하고 순차적으로 바꿔간단 계획이며, 향후 출시 상품엔 아스파탐을 넣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 중이다. 홈플러스 PB 상품 중엔 부원료에 아스파탐이 들어간 스낵이 10여 종 있다. 이는 식품 내부 조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홈플러스도 향후 식품첨가물 기준 변경 등에 맞춰 안전성 검토를 이어가고, 일부 부원료에 들어간 아스파탐을 대체 노력을 지속하겠단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 트렌드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체제를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