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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유동성 위기에 악성 미분양까지…건설사 줄도산[휘청대는 건설업]③

등록 2023-08-21 06:00:00   최종수정 2023-08-23 14: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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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사 폐업신고 총 2221건…종합건설사 335건

부도 건설업체도 증가…지방 미분양 및 PF 경색 부담

"3분기 고비라는 말도…건설사 등 공급시장에 애로"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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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해 타워크레인 운용 및 건설현장 점검을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 2023.03.14. [email protected]

철근누락 이슈·잇따른 사망 사고 등으로 난관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과 지방 악성 미분양 적체 등 문제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2000여개의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폐업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등록된 종합 건설사 폐업신고는 총 335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179건) 대비 약 87% 급증한 규모다.

전문 건설사를 포함한 전체 건설사 폐업 신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21건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2221건으로 29% 늘어났다.

또 올해에는 당좌거래가 정지된 '부도 건설업체'도 9곳이나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곳 ▲인천 1곳 ▲경기 2곳 ▲부산 2곳 ▲충남 1곳 ▲전남 1곳 ▲경북 1곳 등으로 나타났다.

면허별로는 ▲종합건설업체 5곳 ▲전문건설업체 4곳에서 부도가 발생했다. 특히 전문건설업체보다 규모가 큰 종합건설업체의 부도는 2020년과 2021년 모두 1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건에 이어 올해 5건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에도 폐업 및 부도 건설사가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지방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고 PF 시장 경색 등 '돈맥경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388가구로 이 중 5만5829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 이는 전체 미분양 주택 중 84.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전체 9399호 중 78.8%에 해당하는 77407호가 지방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공사비 증가, 공기 지연 등으로 사업장 대부분이 이미 적자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신규 분양물량도 급속히 줄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이뤄진 지방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2만9803가구로, 지난해보다 50.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도권 분양 물량은 3만6644가구로 같은 기간 34.4%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분양에 돌입한 물량도 처참한 분양실적을 받아들고 있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01.1대 1로 두 달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대전(0.8대 1) 및 부산(0.3대 1), 제주(0.1대 1) 등은 채당 한명의 청약자도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 부동산 PF 부실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중소, 중견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1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말 92조5000억원이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말 112조9000억원 ▲2022년말 130조3000억원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한 점도 더욱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3월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2.01%이다. 2020년말 0.55%, 2021년말 0.37%에서 2022년말 1.19%로 뛴 데 이어 불과 3개월만에 연체율이 0.82%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마을금고 사태로 시작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벌써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이 15%를 웃돌면서 3분기가 고비라는 말도 나온다"며 "이로 인해 집을 짓는 건설사, 시행사와 돈을 빌려준 저축은행, 증권사, 새마을금고 등 주택 공급시장에 '돈맥경화'로 빚어지는 애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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