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걱정하는 한국 저출산…"성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결"
여가부,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포럼 개최"고학력 한국 여성, 고용률 50% 아이러니""전통적 규범, 편견 바꾸는 정책 바탕돼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포럼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을 심각하게 보고, 그 원인이 성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고 진단했다. 여성가족부는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63컨벤션센터에서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포럼을 개최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양성평등을 위한 많은 노력과 개선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전히 남성보다 낮고 육아 기간 여성 고용률은 심지어 이보다 더 낮다"며 "또 한국에서 여성의 출산 후 복직률은 유럽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출생률 최저로 인구 위기에 직면한 지금, 우리는 성 불평등과 낮은 출생률이 밀접하게 연결돼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양성평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유럽도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양성평등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며 "2020년 '평등의 연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고 가족 관련 휴가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여성 역량 강화와 고용률 증가를 위한 여러 규정과 규칙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르난데즈 대사는 "모두에 동일한 권리 보장은 유럽 각 사회의 역량을 강화할 뿐 아니라 사회를 더 풍요롭고 공정하며 안전하게 한다"며 "양성평등 촉진을 위해 유럽과 대한민국이 함께 협력해 혁신 전략을 찾고 모범 사례를 공유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조 연설을 맡은 시마 사미 바후스 유엔여성기구 사무총장은 "한국 여성들의 학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들지만 노동시장 참여율은 50%를 겨우 넘어선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라며 "한국의 성별간 임금 격차는 약 31%에 달하고 기업 내 여성 관리직 비율은 21%, 여성 임원 비율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짚었다. 바후스 사무총장은 "유엔여성기구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 양육에 GDP(국내총생산)의 1.16%만 추가적으로 투자해도 고용률이 3.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양육 분야 일자리는 여성 고용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터에서 여성인권이 존중되고 일가정 양립이 지원되면 여성은 일을 포기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족계획과 관련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바후스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직장 내 폭력 및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국제노동기구 협약 190호 비준 및 실행 ▲여성기업 및 공급업체를 위한 기회 확장 ▲평등한 유급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평등 및 책임공유 문화 장려 정책 지속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유엔 산하 여성역량강화원칙 가입 등 네 가지를 권장했다. 바후스 사무총장은 "일가정 양립 지원을 통해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전통적 사회규범과 편견을 바꾸는 정책 및 조치를 바탕으로 가정 및 일터에서 성 불평등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