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아시아 최강 재확인…비상걸린 배구·농구[항저우AG결산]
男축구, 사상 첫 AG 3연패…야구, 세대교체와 함께 4연패 달성남자 배구, 개막 前 탈락 쓴맛…남자 농구, 역대 최악 7위 그쳐
[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 축구와 야구가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강을 확인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결승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2014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의 3연패를 일구며 새 역사를 열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금빛 질주'였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끝내는 등 결승전까지 소화한 7경기에서 25득점 3실점으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승전에서 동점골을 넣는 등 승리를 이끈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8골을 몰아치고 득점왕에 올라 남다른 클래스를 입증했다. 한국 선수가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건 1990년 서정원(4골),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9골)에 이어 네 번째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득점왕이 되고도 토너먼트 탈락의 아픔을 삼켜야 했던 황 감독은 사령탑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을 풀었다.
우승과 세대교체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큰 금메달이다.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체 연령 제한을 설정해 만 25세 이후 혹은 입단 4년 차 이하로 팀을 꾸렸다. 태극마크를 처음 다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목표로 했던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더 활짝 웃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대만과 조별리그에서 0-4로 져 결승행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슈퍼라운드에서 일본, 중국을 연거푸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고, 우승을 향한 마지막 일전에서 다시 만난 대만을 2-0으로 제압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류 감독이 우승 후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을 보니 '앞으로의 한국 야구가 보인다' 이런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할 만큼 젊은 투수진이 든든한 역투로 기량을 입증했다. 결승전 선발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필승 불펜 최지민(KIA 타이거즈), 박영현(KT 위즈)은 한국 야구에 자신의 이름을 또렷이 새겼다.
반면 배구는 체면을 크게 구겼다. 남자 배구는 대회 개막 사전경기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에 풀세트 끝에 패하더니, 12강에선 파키스탄에 셧아웃으로 졌다. 9월 23일 개회식을 하루 앞둔 22일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돼 충격은 더 컸다. 1966년 방콕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4개 대회 연속 올랐던 시상대에도 서지 못하며 61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7~12위 팀들의 순위 결정전으로 밀려난 남자 배구는 7위의 성적표를 들고 귀국길에 올랐다. 임도헌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우리 실력이 이 정도"라며 아픈 현실을 마주했다. 여자배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패하며 어렵게 8강에 진출했지만 8강 라운드 첫 경기서 중국에 셧아웃으로 패하며 일찌감치 메달 경쟁에서 미끄러졌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한 뒤 세대교체에 돌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여자 배구는 아시안게임에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의 아픔을 삼켰다.
남자 농구 역시 17년 만에 메달 없이 빈손으로 물러났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남겼던 5위 보다 더 떨어진 7위로 대회를 마감하면서 역대 최저 성적까지 다시 쓰게 됐다. 농구대표팀 허훈(상무)은 8강에서 중국에 70-84로 진 뒤 "대회를 준비하며 3개월 동안 전체적으로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게 많았다. 이건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나마 여자 농구는 동메달을 거머쥐며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