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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한 이스라엘 대사 “이-팔 문제 영원한 해법?…한반도 상황과 같다”

등록 2023-10-13 06:05:00   최종수정 2023-10-13 14: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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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문제의 영원한 평화 해법을 찾을 수 있냐는 질문에 "이스라엘 상황은 한반도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토르 대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집무실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차이를 인정한다면 하마스를 평화 파트너로 받아들일 의향도 있었지만, 이제 하마스는 훨씬 더 급진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영원한 해법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누군가 한반도에서 영원한 평화를 찾을 수 있냐고 나에게 물어보면 역시 같은 취지로 답변할 것이다"며 "이전에는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두 국가 해법을 믿었지만, 더 이상 팔레스타인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토르 대사와 일문일답.

-이번 사태, 분쟁인가 전쟁인가.

"우리는 전쟁이라고 부른다. 작전보다 더 과감하고 단호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작전은 열린 결말이 있는 느낌과 비슷하고, 다른 작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쟁은 무언가를 최종적으로 끝내려는 시도와 같다. 전투 성격 면에서도 작전은 제한적이지만, 전쟁은 더 높은 수준의 파괴를 암시한다.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통치를 끝내기 위한 결정이기 때문에 전쟁이라고 부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긴 전쟁이 될 거라고 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할 거로 보나.

"우리는 (역사적으로) 3주, 심지어 6일이라는 짧은 전쟁을 겪었다. '더 긴 전쟁'을 얘기할 때 1년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한 달에서 6~7주, 또는 8주를 말한다. 우리는 하마스를 쓸어버릴 수 있을 만큼 훨씬 더 강하다. 하지만 그들이 학교, 병원, 민간인 거주 지역 내에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린 전쟁법에 따라 싸운다.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린다. 가자 지구에 많은 파괴가 있을 것이지만,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질 것이다."

-전쟁이 7일 차에 접어들었다.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시작 단계다. 불과 이틀 전 (하마스가 점령한 지역을 탈환해) 국경이 회복됐고, 어느 정도 통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 하마스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 마을이나 도시를 돌아다니는 일은 없다."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전 준비가 돼 있지만, (가자 지구에) 침공할지 여부는 작전상 결정할 문제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 대한 지상 침공은 매우 어렵다. 매우 많은 병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매우 위험하다. 매우 큰 파괴를 일으킨다."

-관련 문제로 거론되는 게 인질이다.

"매우 어려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가자 지구 인구와 인질이다. 이에 대한 답을 내가 갖고 있진 않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야당과 통합 정부를 구성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군사) 경험이 매우 많은 인물들이 내각에 합류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하마스와 협상에 관해 얘기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국제사회 우려 중 하나가 가자 지구 봉쇄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다.

"국제법은 매우 중요하고, 이스라엘군은 합법적인 군대다. 이스라엘 군대가 취하는 모든 조치는 법적 검토를 받는다. 가자 지구 봉쇄는 비살상 압박(non-lethal pressure)이다. 물론 우린 가자 지구에서 기아가 발생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갈 수 있는 라파 통행로가 막혀 주민들이 피난할 곳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라파 통로는 이집트가 막고 있다. 가자 지구를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격) 표적인 도심 지역을 떠나는 건 가능하다. 남부 농경 지대는 표적이 아니다."

-다른 우려는 확전 가능성이다. 아직 이란이 하마스에 관여했다는 명백한 증거 없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평가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것 같다. 이번 사태에 이란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지만, 동시에 이란은 하마스의 매우 강력한 군사적, 정치적, 전술적, 재정적 지지자다. 그 증거는 매우 강력하다. (이란은 시아파이고) 하마스는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인데, 이들이 매우 가까운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둘은 이스라엘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같은 이념을 공유하고 있어 이념적, 종교적 차이를 극복했다."

-중동에서 영원한 평화 해법을 찾을 순 없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이견을 하마스가 인정하거나 우리와 협상에 임한다면 평화 파트너로 받아들일 의향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하마스는) 이제 훨씬 더 급진적으로 변했다. 누군가 한반도에서 영원한 평화를 찾을 수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같은 취지로 말할 것이다. 하마스 문제 혹은 2차 인티파다 실패 전까진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두 국가 해법을 믿었다. 하지만 더 이상 팔레스타인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이집트, 튀르키예 등 중재 의사를 밝힌 국가가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이건 전쟁이다. 협상은 없다. 하지만 몇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하마스는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하마스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가자 지구 정치 지도자는 아니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는 화해를 믿는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전할 말이 있나.

"대한민국 정부가 매우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데 감사 말씀드리고 싶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각료가 모인 자리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잔학 행위를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했다. 감사드린다. 우리 앞엔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인도주의도 어려운 문제다. 지금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많은 동정심을 보내고 있지만, 몇 달 후엔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방의 지원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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