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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에 청탁하고 서류 조작…신재생사업 비리 '천태만상'

등록 2023-11-1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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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적발 사례 보니…에너지 공기관이 '비리 소굴'

짬짜미 계약, 위조서류 제출, 사적 이해관계 미신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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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감사원이 지난 4개월간 적발해 낸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리 사례를 보면 복마전이었다. 전·현직 공직자와 국립대 교수, 민간업체 등이 한통 속이 돼 벌인 사실상 '비리 종합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유관기관 소속 고위공직자가 겸직허가 없이 배우자와 자녀 명의로 태양광발전소를 세워 실질적으로 운영하는가 하면 허위 서류를 제출해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직무상 권한과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하거나 사적 이해관계 신고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부산시 부부 공무원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결탁해 실제 영농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전문브로커를 통해 태양광발전소를 분양받아 수 억여원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전·현직 공직자들 이권 결탁

한국에너지공단 부이사장 겸 윤리위원장이던 A씨는 본인 명의로 태양광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배우자와 자녀 명의로 3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추진하면서 시공업체를 직접 찾아 계약을 체결했다. 겸직허가 없이 본인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매출액만 2억7000여만 원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벼농사를 지을 의사가 없으면서도 농업경영을 위해 농지를 취득한다고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2019년 11월 농지를 취득한 직후 한 달도 되지 않은 그 해 12월 취득 목적과 달리 2개의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특히 자녀 명의의 태양광발전소는 자녀 취업 등으로 농업인 자격을 상실해 한국형 FIT 계약해지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신고 없이 그대로 내버려 뒀다. A씨는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되자 퇴직했다.

같은 기관 소속인 부장 B씨는 본인이 직접 설비 확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태양광 시공업체 대표가 소유한 태양광발전소를 6억여 원에 매입하면서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신고를 하지 않았다. 여기에 본인 명의로 태양광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배우자 명의로 양수한 후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채 2억2000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부산시 부부 공무원인 C씨와 D씨 및 수자원공사 직원 E씨는 실제 영농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전문브로커와 접촉해 태양광발전소를 분양받았다. 전문브로커가 허위로 작성해준 농업경영체등록으로 한국형 FIT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약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력공사 소속 대리는 자신의 아버지와 배우자 명의를 차용해 태양광발전소 2곳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오다 배우자 명의 발전소가 감사에 적발돼 '견책' 처분을 받자 아버지 명의로 양도했다. 이후 아버지가 사망하자 또다시 본인이 직접 양수받아 총 1억3000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취하다 적발됐다.
 
◇교수가 허위 사업권 따내 되팔아

국립대 F교수는 허위로 신재생 사업권을 따낸 뒤 수백 배에 달하는 웃돈을 받고 팔았다가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F교수는 2015년 6월부터 친형이 대표인 회사 ㄱ사를 사실상 직접 경영하며 그 해 12월 허위 주주명부와 재원조달계획서를 제출해 새만금 풍력사업 허가를 따냈다. 이듬해인 2016년 10월엔 실제 이행 의사도 없으면서 새만금개발청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도 취득했다.
 
이후 2021년 12월 또 다시 허위의 재원조달계획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ㄱ사와 친인척 지분 84%를 가진 ㄴ사를 양도하는 인가를 받은 뒤 착공조차 하지 않은 채 이듬해 6월 태국계 기업에 50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이는 최초 출자금의 약 600배에 달했다.

◇서류 조작 후 셀프 신청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업경영체 등록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G씨는 타인에게 임대해 준 본인 소유 토지에서 농사를 짓는 것처럼 이장 서명을 위조한 후 본인의 경영체 등록신청을 셀프 접수하고 현장조사 담당자와 함께 본인의 농지를 현장조사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G씨가 이런 수법으로 태양광발전소 2곳을 세워 7000여만 원을 챙겼다.

태양광 사업자인 H사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경영주 외 농업인 등록을 할 수 없자 배우자의 농업경영체등록확인서를 스캔한 후 컴퓨터로 '경영주 외 농업인 기재란'에 본인 이름을 추가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확인서를 위조해 한국형 FIT에 참여하다 덜미가 잡혔다.

태양광 사업자인 I사와 그 가족으로 추정되는 J씨는 농업경영체등록확인서를 발급받고 다음 날 스스로 등록을 취소해 농업인 자격을 포기하고도 미리 발급받아 둔 확인서로 10일 후 한국형 FIT에 참여하는 수법을 썼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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