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라" 국민 피로감 이해…그래도 '이 사람들'은 꼭[인터뷰]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설 연휴 대이동 앞두고 코로나 재확산 우려고령자·면역저하자 등 백신으로 '중중 예방'만성질환증가 '50~64세 장년층'도 접종중요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아직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자,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에 속하는 분이라면 백신 접종으로 감염과 중증질환 이행을 막아야 한다." 유병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의 발생 후 4년이 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다. 연말연초를 지나면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118만9927건이다. 직전 한 달(11월)간 수치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한국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1월1주차(12월31일~1월6일) '주간 표본감시 소식지'를 봐도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65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입원 환자의 52.9%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이동이 이뤄지는 설 연휴 등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수 있어, 백신 접종이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까지 동시에 기승을 부리며 멀티데믹은 현실화됐다. 유병욱 교수는 "코로나19는 치명률이 팬데믹 때보다 낮아져 위협을 보다 적게 느낄 뿐, 계속 유행 중"이라며 "22~23년 동절기와 비교할 때 현재 오미크론 하위변이 XBB.1.5의 유행 상황은 유병률이나 감염 상태가 유사하다. 호주의 경우 여름임에도 코로나19가 비상이며, 전 세계에서 오미크론 하위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유행하고 있다"고 직시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의 접종률은 저조하다. 작년 지난 10월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12월29일까지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40.3%에 불과했다. 고령층의 독감 백신 접종률의 절반 수준이다. 전 연령층으로 볼 땐 접종률 10%를 넘지 못한다. 유 교수는 백신의 접종률이 저조한 원인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꼽았다. "인류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몇 해 간의 전 세계적 예방접종 캠페인으로 인한 피로현상이 원인"이라며 "지속된 코로나19와 변화하는 방역지침 등으로 피로감을 느껴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증가하는 '50~64세 장년층' 접종 중요 유 교수는 코로나 백신도 독감 수준으로 접종률이 높아야 하며, 특히 고위험군의 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점점 강해졌지만 치명률은 낮아지고 현재 독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간과된 것은 그동안 독감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점"이라며 "독감과 치명률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예방접종률도 독감과 비슷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코로나 예방접종률은 고령층 기준 독감의 절반"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65세 이상의 접종률은 비교적 양호하나, 기저질환 비율이 높은 50~64세 장년층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무료인데도 맞지 경우가 많다"며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솝우화에서처럼 코로나19라는 늑대가 여러 번 나타나며 피로감이 쌓였지만 정작 늑대가 나타났을 때 고위험군이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예방접종"이라고 강조했다. 50~64세 장년층의 접종이 중요한 이유론 "50대부터 만성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예를 들어, 대상포진 백신 접종은 만 50세 이상 성인에 권장되는데 50대부터 대상포진 발생률이 높고 만성질환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돼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를 통해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사람들이 코로나19 수용체 역할을 하는 ACE2 수용체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환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을 때 장기 손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감염이나 중증질환으로 이행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같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면역저하자도 체내 면역력이 낮아, 코로나 감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연해 있는 백신 부작용 관련 오해에 대해선, 백신의 안전성이 점차 개선된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최근 미국, 캐나다 등의 mRNA 백신 관련 데이터를 보면 예전보다 젊은 층에서 심근염, 심내막염 등 이상반응이 줄고 있다"며 "mRNA 백신이 안전성 면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65세 이상에서 심근염 및 심내막염 같은 이상반응은 이전부터 거의 보고되고 있지 않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오는 3월31일까지 XBB.1.5. 기반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 백신 중 선택해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적극 권고 대상은 ▲65세 이상 ▲12~64세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구성원(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이다.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더라도 12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유 교수는 "코로나19는 엔데믹 단계에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지역적 유행 국가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기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며 "이미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조용히 접종을 마쳤을 것이다. 아직 접종하지 않은 고령자,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라면 내가 놓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