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재료 분석하고, 물건도 날라…최첨단 양극재공장 가보니[르포]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방문단일 규모 세계 최대 규모…9만톤 생산NCA 양극재 공장 착공도…"투자 이어간다"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찾은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생산 공장은 거대한 '스마트 팩토리'였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거대한 양극재 공장 안이 각종 자동화 설비와 로봇으로 가득했다.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필요 인력은 최소화하고, 생산 효율은 극대화한 첨단 공장이었다. ◆오류 줄이고 비용 아끼고…'스마트 팩토리' 적용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은 제작 공정에 따라 총 4단계로 나뉜다. 이날 방문한 곳은 3~4단계 공정이 이뤄지는 2공장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기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품질섹션 리더는 공장 안에 설치된 스마트 샘플 이송 시스템을 가리키며 "이 장치 덕분에 하루 300~500개에 달하는 샘플이 수백 미터 떨어진 다른 공장까지 1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샘플 이송 시스템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담은 2kg가량의 캡슐 샘플을 여러 공장으로 이동시키는 장치다. 샘플을 회색 관(캐리어)로 빨아들이는 '캡슐 에어슈팅'으로 원하는 스테이션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옮긴다. 실제로 몇 가지의 조작을 통해 '스테이션 5'에 넣은 빨간색 캡슐이 바로 옆에 있는 '스테이션 6'으로 단 몇 초 만에 다시 배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장치는 총 12개소에 발송이 가능하며, 총 이송라인 역시 1136m에 달한다.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품질 모니터링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장 내 물류 이송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원재료와 제품을 소분하고, 용기에 담아내는 것도 로봇의 역할이다. 바로 옆 공간에 위치한 자동화분석실에서는 두 대의 로봇 암(팔)이 원료랑 제품 샘플을 소분하고 있었다. 약국에서 기계를 통해 가루, 알약을 소분하는 모습처럼 로봇 암이 원료와 샘플 무게를 측정하고 용기에 정확한 양을 담아낸다. 실제로 용기 안에 중간품과 완제품이 담겨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동화를 통해 인력 감축과 더불어 계량으로 인한 품질 오류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안 리더는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량이고 사람 손을 많이 타는 작업"이라며 "이 장치는 분석 캐파(CAPA·생산능력)로 봤을 때 대략 22명의 인력 감축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시스템은 물류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창고에서도 활용된다. 5340㎡(약 1615평)에 달하는 창고에 들어서자 높이만 20m에 달하는 거대한 선반 수십 개가 눈에 들어왔다. 선반에 놓여있는 하얀색 비닐에는 원료가, 초록색 비닐에는 제품·반제품이 보관돼있었다. 해당 창고의 규모는 1만3884개 파렛트(물류 창고 보관 용량의 단위)로 캐파만 1만1847만톤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에서 사용하는 모든 원자재, 전고체와 리튬, 망간 등은 모두 이 창고에 저장된다. 거대한 규모의 물류를 담당하는 것은 무인운반로봇(AGV)이다. 창고에 들어온 원재료는 이물혼입 방지를 위해 에어샤워를 거친 뒤 모두 AGV에 실려 이송된다. 사용자가 명령만 하면 원하는 층, 원하는 칸에 적재까지 해낸다.
◆국내에서만 9만톤…2030년 100만톤 생산 목표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2공장은 지난 2022년 11월 준공된 곳으로 양극재 6만톤을 생산한다. 3만톤을 생산하는 1공장과 합치면 국내에서만 양극재 9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5단계 공장인 광양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공장' 착공식도 열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5만2500톤 규모로 전기차 58만여대 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내년 상반기 포항 전용 공장이 준공될 경우 하이니켈 NCA 양극재 8만25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 특히 5단계 공장에서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단결정 양극재 생산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단결정 양극재를 양산한 데 이어 NCA 단결정 양극재의 양산·공급체계도 갖췄다. 목표는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해 년도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는 이날 착공식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대규모 양극재 생산체제 구축을 멈추지 않겠다"며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고객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차질 없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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