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서 납·카드뮴이…" 유의해야 할 어린이용 제품은 [中직구 안전성 논란②]
C커머스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93개 중 40개서 유해물질 검출프탈레이트계 가소제·중금속·납·붕소 등 어린이 건강 위협'제품안전협약' 체결했지만 여전히 유해물질 검출된 제품 판매 중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어린이용 제품에서 발암 물질,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지속 검출돼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테무(TEMU) 등은 문제 제품을 삭제 조치하는 등 소비자 피해 확대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해 물질은 연이어 검출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부터 지난 28일까지 7차례에 걸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SHEIN)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93개의 안전성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93개 중 40개(43%)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유해 물질 중에서는 어린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25건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첨가제는 장기간 접촉하면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해 어린이 제품에 사용이 금지된 환경호르몬이다. 특히 어린이 슬리퍼·운동화를 꾸밀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장식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첨가제가 기준치 대비 348배 초과 검출됐다.
'어린이용 차량용 햇빛 가리개'에서는 기준치의 약 324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나왔다. 또 관세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초저가 어린이제품 252종 중 38종(15%)에서 기준치의 최대 82배 많은 양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에서는 납과 카드뮴, 니켈 등 암을 유발하는 중금속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린이용 신발 장식품에선 납과 카드뮴, 어린이 시계에선 기준치의 278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점토에서는 피부 염증과 가려움증·두통·설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붕소가 기준치의 39배 이상 들어 있었다. 패션 전문 플랫폼인 쉬인 역시 유해 물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쉬인에서 판매한 어린이 신발 밑창에서는 국내 기준치의 428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용 가방 등 가죽제품 8개 중 7개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확인됐다. 어린이용 가죽가방 4개 가운데 1개 제품에선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 대비 1.2배 이상 나왔으며, 나머지 3개 제품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대 153배 초과 검출됐다. 일부 어린이용 제품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서 판매 중인 일부 어린이용 제품은 물리적 시험에서 작은 힘에도 부품이 부서져 삼킴과 질식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직구 물품에서 유해 물질이 지속 검출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3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유통·판매되는 위해 제품으로부터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해당 협약이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가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일부 어린이용 제품은 여전히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중국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유해물질이 나온 제품은 즉시 삭제하고, 제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오픈마켓 특성상 판매 제품 수가 많아 조치가 어렵다"며 "문제 제품을 삭제해도 판매자가 다시 동일 제품을 올리거나 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재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