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후판 협상도 진행 중…가격 향방은?[중국산 후판 갈등③]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현대제철의 신청을 수용해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3개월 동안 예비조사가 이뤄진 후, 본조사 판정 절차를 밟는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말 중국산 후판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대한 피해가 크다며 반덤핑 제소를 했다. 후판은 두께가 6㎜ 이상인 두꺼운 열간압연강판이다. 주로 선박이나 건축자재, 기계용으로 사용된다. 선박 제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중국산 저가 후판이 국내 시장으로 밀려들면서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가격 줄다리기가 전개되고 있다. 저가 공세로 인해 가격 하락폭이 커 어려움을 겪는 철강업계와 실적 회복세에서 원가 부담을 줄여 이윤을 높여야 한다는 조선업계의 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부진한 업황 속에서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하가 부담스럽다. 올해 4분기에는 제품 원가 10~2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상업용) 인상도 예상된다. 조선업계 역시 슈퍼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후판 가격에 예민하다. 국내 조선업계가 사용하는 후판 중 중국산은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반덤핑 조치로 인해 조선업계 전체로 공급망이 영향을 받아 후판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산 후판 수입 가격은 톤당 70만원 선으로 국내 후판 유통 가격과 비교해 10만~20만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1년에 두 차례 후판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데 올 상반기 협상을 7월 말에야 마쳤을 만큼 입장차가 치열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톤당 90만원대 후반이었던 가격을 90만원대 초중반으로 낮추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 이번 반덤핑 제소가 조선, 철강 양측의 가격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시선도 적지 않다. 그만큼 철강업계의 시름이 반영된 조치가 나올 수 있어서다. 일부에선 조선업계가 불황으로 고생할 때, 자신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가격 인상을 자제한 적이 있는 철강업계에 이번에는 상생으로 한발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