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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찬물…국장 떠나는 개미들[금융시장 시계제로②]

등록 2024-12-07 12:00:00   최종수정 2024-12-09 15: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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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리스크에 코스피 한때 2400선 내줘

예탁금 줄고·美주식 보유액 역대 최대

내년 초까지 박스권 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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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41.85)보다 13.69포인트(0.56%) 하락한 2428.16에 마감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70.94)보다 9.61포인트(1.43%) 내린 661.33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4.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는 등 정치 불안이 증폭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정치 리스크에 따른 대외 신인도 저하와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며 외국인과 개인들의 국장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코스피가 한때 2300선으로 내려온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내년 초까지 박스권 장세에 머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정치 리스크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13.69포인트(0.56%) 하락한 2428.16에 장을 닫았다.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은 650선을 내주며 4년7개월 만에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순매수를 이어가던 개인은 전날 577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외국인도 3090억원 순매도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산타 랠리'를 향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한국의 저성장 경고가 잇따르고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며 외국인들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 4일 1091억7225만달러(약 154조9481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680억 달러) 보다 60.4% 급증했다.

반면 국내 증시 대기자금은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일 49조8987억원으로 8월 이후 10조원 넘게 급감해 유동성이 말라붙었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지난 9월 이후 14주 연속 17조원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1조335억원을 순매도했다.

트럼프 리스크와 강달러 현상, 경기 둔화 우려, 계엄과 탄핵 등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을 더할 잇따른 악재들은 국장 이탈 가속에 불을 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가 해소돼야 수급 안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말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지겠다.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당시 사례를 보면 최초 언론 보도부터 퇴진까지 약 46일이 소요됐다. 현재 날짜에 단순 대입하면 내년 1월18일을 전후해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1월20일이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강달러 시기에 원화 절하폭이 다른 나라 보다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국회 가결 시 주식시장은 이를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고 주식시장의 단기하락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현재 대외 금융시장 환경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외국인 수급을강하게 유입시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 보다 우리 기업들의 이익이 '큰 손' 외국인들의 수급을 결정지을 중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기업이익 모멘텀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매출(동행지수)이 꾸준히 유지되면서 기업이익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기업실적 모멘텀 둔화와 관련해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아직 내수의 부진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유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 정책을 어떻게 펴는 지, 펀더멘탈의 기조적인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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